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월, ‘성모성월’을 마감하면서, 우리는 “복된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을 지냅니다. 오늘 <복음>은 두 개의 ‘아름다운 만남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첫째 만남>은 두 여인의 만남입니다. 이들은 하느님의 놀라운 손길을 체험한 여인들입니다. 한 여인은 동정인 채 아기를 가진 처녀이고, 다른 한 여인은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나이가 많은 돌계집인데도 아기를 가진 여인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이성으로는 납득할 수도 받아들일 수 없는 놀라운 일이 이 두 여인들에게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만남에서, 나자렛의 시골 처녀 마리아에게 생긴 하느님의 놀라운 개입이 기쁨과 찬송이 되어 터져 나오게 됩니다. 그것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치는” 엘리사벳의 입술을 타고 흘러나옵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루카 1,43)
참으로 아름답고 겸손한 만남입니다. 그녀는 마리아의 믿음을 찬송합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
오늘 우리가 성모님처럼,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면 우리 안에서도 놀라운 탄생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 놀라운 일을 마이스터 엑카르트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를 낳으신 분을 내가 다시 낳는 것입니다.”
<둘째 만남>은 더욱 더 의미심장한 만남입니다. 마리아의 태중에 계신 예수님과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는 세례자 요한의 만남입니다. 사실, 요한이 6개월 형이지만, 아우 예수님께 먼저 태중에서 기뻐 용약합니다.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방문을 받고 당황하여 몸 둘 바를 몰랐듯이, 요한도 태중에서 하느님인 예수님의 방문에 몸 둘 바를 몰라 태중에서 기뻐 뛰놀았습니다. 그들은 믿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친교를 나눕니다.
사실, 이 두 여인은 무명의 시골 아낙이었습니다. 궁중의 여인도, 부잣집 마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신분과 지위에서 보통 여인이었지만, 믿음에 있어서는 위대한 여인들이었습니다. 믿음으로 어머니가 된 여인들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갈수록 '능력 있는 사람'을 원합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사람은 '믿을만한 사람이요, 거룩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믿음의 깊은 친교와 만남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더 능력 있는 부모, 더 이익을 주는 동료, 더 똑똑하고 재주 많은 후배가 아니라, ‘더 믿어주는 이’가 되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행복하십니다.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가 1,45)
주님!
제가 진정 행복한 것은
저를 믿고 사랑하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당신의 희망 때문입니다.
늘 저보다 먼저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더 믿고, 더 희망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결코 사라질 수도, 빼앗겨 질 수도, 멈춤도 없는 당신의 희망이
바로 오늘 제가 진정 행복한 이유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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