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 이수철 신부님 ~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공동체의 건축, 공동체의 일치

“그들이 모두 하나게 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은 나의 주님,

내 좋은 것 당신 밖에 또 없나이다.”(시편16,1)

 

 

 

어제 삼종기도후 레오 교황님의 한 말씀과 6월 기도지향이 참 좋았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는가? 하느님을 향하라!”

(Looking for meaning in life? Turn to God!)

“세상이 연민속에 성장하도록 하는 것”

(That the world might grow in compassion)

 

 

 

예수성심성월, 예수성심의 사랑이 6월3일부터 시작된 요한복음 17장의 예수님의 고별기도를 통해 환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서 예수님 자신을 위한 기도, 제자들을 위한 기도에 이어 오늘은 믿는 이들 모두를 위한 기도요 바로 우리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오늘 복음 서두에 이어 예수님의 의도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단숨에 읽혀지는 기도문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 “거룩하신 아버지,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된 공동체가 바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는 공동체입니다. 아버지와 아드님간의 상호내주의 사랑의 일치에로 초대하시는 예수님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일치는 믿는 이들의 일치를 이루는 원형이요 모범일뿐 아니라, 일치를 가능케 하는 원인일뿐 아니라 삶의 터전입니다.

 

 

 

이 공동체의 일치는 하느님의 선물인 동시에 우리의 의무가 됩니다. 그러므로 이런 상호내주의 일치는 우리의 일상에서 주님을 닮아 서로에게 자신을 내주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사랑으로 이루어집니다. 서로를 내 주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활발한 역동적 사랑을 통해 주님 안에서 날로 견고해지는 일치의 공동체입니다. 이런 공동체는 완성된 공동체라기 보다는 일치를 향한 영원한 현재 진행형의 공동체요 참으로 살아 있는 최고의 예술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얼마전 유투브를 보며 배운 신선한 충격의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건축은 시간과 공간의 예술이다. 혁신적이면서도 따뜻하고 기능적이면서도 아름다워야 한다.” 그러니 우리 교회 공동체의 건축도, 우리의 삶의 건축도, 시간과 공간의 예술이구나, 따뜻하고 아름다운 참 좋은 예술품일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고의 건축가인 하느님과 우리가 함께 시간과 공간을 지혜롭게 활용하여 아름다운 공동체를, 삶을 건축해 가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공원같은 자연환경을 배경한 요셉수도공동체의 건축도 자연을 닮아 아름다워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날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건축하는 마음으로 강론을 씁니다. 성 베네딕도가 구체적으로 설계한 참 좋은 예술품 공동체를 우리는 성규 72장에서 봅니다. 그대로 공동체를 위한 ‘사랑의 대헌장’중 그 중요대목을 나눕니다.

 

 

 

“그러므로 수도자들은 서로 존경하기를 먼저하고,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며, 서로 다투어 순종하고, 아무도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되는 것을 따르지 말고, 오히려 남에게 이롭다고 생각되는 것을 따를 것이며, 형제적 사랑을 깨끗이 드러내고, 하느님을 두려워할 것이며, 자기 아빠스를 진실하고 겸손한 애덕으로 사랑하고,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 것이니, 그분은 우리를 다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할 것이다.”

 

 

 

그리스도 중심의 최상의 살아 있는 예술품 공동체요 끝없이 사랑을 배우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공동체임을, 또 결코 값싼 공동체 건축은 불가함을 깨닫습니다. 바로 하느님을 그대로 닮은 최고의 공동체 건축가가 예수님이요 불세출의 선교사들입니다. 하느님의 공동체 건축의 마인드를 물려 받은 선교사의 모범이 바로 오늘 사도행전의 바오로요 오늘 기념하는 성 보니파시오입니다.

 

 

 

바오로에게 보이지 않는 교회공동체는 예루살렘에서 로마로 끝없이 성장 확장됩니다. 주님과의 깊은 상호내주의 사랑이 지칠줄 모르는 공동체 건축의 선교사 활동을 가능하게 했음은 다음 주님의 말씀을 통해서도 입증됩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최고의 교회 공동체의 건축가 예수님의 코치를 받는 바오로 사도입니다.

 

 

 

오늘은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이며, 이분 또한 교회 공동체 건축의 대가라 할 수 있는 대단한 선교사입니다. 잉글랜드 출신으로 8세기 프랑크 제국에 그리스도교를 전파한 베네딕도회 앵글로색슨족 선교사이자 초대 마인츠 대교구장입니다. 성인은 719년 교황 그레고리오 2세로부터 독일 선교 사목 지시를 받고 게르만족에 대한 선교를 수행하다가, 754년 91세에 오늘의 네델란드, 프리슬란트 도쿰에서 53명 일행과 함께 이교도에 의해 순교한 보니파시오 성인은 독일의 사도라 불리며, 교회는 독일의 수호성인으로 공경합니다. 1874년 교황 비오 9세는 보니파시오 주교를 시성합니다.

 

 

 

저는 어제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사를 듣고 감동했습니다. 원고없이 장장 A4용지 8쪽 분량에 중요한 내용을 다 담아 조리정연하게 연설할 수 있는지 불가사의였고 끝난 후에는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대로 대한민국의 ‘건축설계도’처럼 보였습니다. 역시 대통령은 최고의 나라 건축가가 되어야 함을 봅니다. 마지막 부분이 주님과 교회의 일꾼으로, 복음적으로, 문학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대목이라 그대로 인용합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아름다운 빛으로 희망 세상을 열어 가는 국민 여러분이 이 역사적 대장정의 주역입니다.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5200만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탁받은 대리인으로서, 21대 대통령에게 주어진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사랑의 일치 공동체를 위해 참 좋은 삶의 건축가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언제나 제가 주님을 모시어,

당신이 제 오른쪽에 계시니 저는 흔들리지 않으리이다.”(시편16,8).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