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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과 언어

아름다운 시를 보면서,,,

★*…함박눈   시인 / 황현미


계절을 박차고 하늘로 올라간
오리떼 이야기야

가벼운 영혼만 입국 허가된다는
하늘나라 팻말 앞에서
버거웠던 살점들
새하얀 깃털도 콕콕 물어 뜯어
아낌없이 흩뿌리지

어느덧 나무엔 꽃이 피고
허기진 사람들 먹이고 입히고
몸을 녹인다, 가슴을 달군다
공원 귀퉁이에 움츠린 저 빈 의자도
이제 춥지 않단다

사방으로 튕겨져 올라
오리털 오리 살점으로 넉넉한 세상
저마다 할 말이 많아지고
찾아갈 곳 생기게 만드는 날,

하염없는 눈발 속으로 날은 저물고
뒤뚱뒤뚱 가슴속을 걸어다니는
하얀 오리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