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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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
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주님의 길만을 재촉하시면 어느 세월에 또 뵈오리이까
누추한 집이나 따스하오니 이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이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
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주님을 이 집에 모셔드리면 기쁨에 겨워 가슴 뛰오니
길에서의 예기 마저하시며 이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이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
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우리와 한 상에 자리하시어 주님의 빵을 떼시옵소서
가난한 인생들 소원이오니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
우리와 함께 주어 드시어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사제동행(師弟同行)
'엠마오를 향해 길을 가던 제자들에게 발현하신 예수님' 기사를 접할 때마다 아련하게 떠오르는 성가 한 곡이 있습니다. 원선오 빈첸시오 신부님(Vincenzo Donati, 77세, 이탈리아 출신 살레시오회 사제, 1962년 한국에 선교사로 도착, 주로 광주 살레시오 고등학교 성무감으로 재직하시다가 1982년 아프리카 선교사로 다시 파견)께서 직접 작곡하신 '엠마우스'란 성가입니다.
"서산에 노을이 고우나 누리는 어둠에 잠겼사오니 우리와 함께 주여 드시어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주님의 길만을 재촉하시면 어느 세월에 또 뵈오리이까. 누추한 집이나 따스하오니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이 밤을 쉬어 가시옵소서."
이 성가는 당신 제자였던 성염 현 바티칸 대사께서 작사하셨고, 원선오 신부님께서 직접 작곡하신 곡입니다. 원선오 신부님은 수도회 안에서, 그리고 당신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던 살레시오고등학교 졸업생들 사이에서 거의 전설적 인물로 정평이 나 계십니다. 그분께서 이 땅에 머무시던 20년 동안 우리에게 남겨주셨던 교육자, 살레시오 회원으로서 모범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 구미에 맞는 생기 있고 발랄한 성가곡을 직접 작곡하셨고, 또 작곡한 노래를 직접 아코디언으로 반주하시면서 가르쳐주시던 신부님 모습에 감명받지 않은 학생들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신부님께서 살레시오고등학교 성무감으로 재직하실 때 일이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신부님께서 아침미사가 끝나기 무섭게 달려가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학교 정문이었습니다.
신부님은 등교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아이들은 신부님이 정문에 서 계시다가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만 해도 황송한 일인데, 신부님께서 자신들 이름을 일일이 다 기억하시고 불러주시는데 감격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학생들 이름을 다 기억하셨는지 비결을 추적해본 결과, 비결은 신부님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신부님께서 하셨던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밤 늦게까지 학생들 사진과 이름을 대조해가며 학생들 이름을 외우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신부님께서 '이제 한국은 살 만하다'며 자신을 더 필요로 하는 선교지 아프리카로 떠나셨습니다. 이제 그간 한국에서 닦은 기반을 바탕으로 여유있게 노후를 지내실 만도 한데, 그 노구를 이끌고 가장 낙후된 아프리카 오지로 훌훌 떠나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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