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테파노의기도및 신앙

[스크랩] 부활절 아침에

    부활절 아침에 새벽이슬에 맨발을 적시며 미명(未明)의 길을 걸어 빈 무덤을 찾았을 막달라 마리아처럼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나를 향해 걸어오셨고 내가 사랑한다고 고백하기 전에 나를 위해 목숨을 주셨던 그 사랑의 깊이를 되짚으며 걸어갑니다. 언 땅을 헤집고 여지 저기 고개를 쳐든 풀꽃들 ... 꽃송이 송이마다 당신의 얼굴이 웃고 있습니다. 만나는 얼굴마다 당신이 되살아와서 나에게 말을 건네옵니다. ... 이미 나비가 된 당신을 옛 애벌레의 모습에서 찾았던 막달라 마리아처럼, 함께 길을 가면서도 알아보지 못했던 엠마오의 제자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았습니다. 애벌레처럼 징그러운 몸뚱이 부벼대며 살아가는 우리들, 우리들 안에 당신과 같은 눈부신 모습이 있다는 것이 눈물겹습니다. 부활절 아침, 이 세상 어디에도 안 계신 분을 살아있는 모든 것에서 만납니다. "이제는 네 몸을 나에게 다오, 나는 네 몸 속에 들어가 너를 통해 거듭거듭 부활하고 싶다." 주님, 내 안에 온갖 어둠을 거둬 뒀던 이 캄캄한 돌무덤을 열어주소서. 매일 매일이 어둠에서 나와 빛으로 걸어가는 부활의 아침이게 하소서.


출처 : 부활절 아침에
글쓴이 : 희우당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