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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의기도및 신앙

말과 가라지의 사랑

    밀과 가라지의 사랑 밀과 가라지가 사랑에 빠졌습니다. 예전에 보지 못한 모습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한 그들이 이제 서로를 인정하며 아름다운 사랑을 가꾸어 나갑니다. 같은 밭에 자라나는 그네들이 이제 서로가 하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지요. 함께 비를 마시고 함께 햇빛을 어루만지며 함께 바람을 쐬며 함께 무지개를 바라보며 함께 행복해야 할 그들의 밭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밀이 가라지를 받아들이기까지 가라지가 밀을 받아들이기까지 서로에게 주었던 상처의 시간은 도리어 성숙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살고 싶고 결실을 맺고 싶은 모든 것들은 살아야 하고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언제나 모든 것을 제대로 자라나게 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되돌려 드릴 때입니다. 내 삶의 밀과 가라지도 내가 오직 하느님의 사랑으로 받아들일 때 진짜 결실을 맺는 밀이 되고 정녕 나와 이웃의 아픔과 한계를 이해하는 가라지가 됩니다. 우리 마음에 함께 자라나는 밀과 가라지가 드디어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멋진 하느님 나라는 언제나 뽑아서 죽이는 것에 있지 않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데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내 마음의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시고 허락한 것이기에 살 권리가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밀과 가라지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습니다. 내 마음의 밭에 하느님을 인정하지 않고 하느님을 배제한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하느님을 인정하고 하느님을 사랑할 때 밀과 가라지도 사랑하게 됩니다. 밀과 가라지의 정성어린 사랑을 통해 내 마음의 밭이 더 아름답고 풍요로워집니다. 바오로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