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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의기도및 신앙

나, 이제 행복하리라


누구를 위해 용서를 하나?
용서를 받는 그를 위해서?
용서를 하는 나를 위해서?
용서를 받는 그를 위해서라면 용서는 아예 생각지도 말아야지.
죽여도 시원치 않을 사람을 어떻게 용서한다고.
그러니 용서하기 위해서라면 
누구를 위해서 용서하는지,
왜 용서하는지를 분명히 해야지.
인간은 참으로 이기적인 동물.
용서도 사랑도 다 자기를 위해서 하는 것.
죄로부터 그를 용서하여 그를 해방시켜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그로부터 또는 그의 죄로부터 해방되는 것.
그를 사랑하여 그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사랑으로 충만하여 내가 행복하게 되는 것.
용서의 반대말은 단죄.
죄를 물어 예수님을 못 박듯 그를 죄와 함께 못 박는 것.
그런데 그를 죄와 함께 못 박을 때
나의 옷자락을 그와 함께 못 박는 것이 단죄다.
하여 이제 어디를 가려해도 갈 수가 없고
어디를 간다 해도 그의 죄와 함께 간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런 몹쓸 단죄에 내가 걸려들었나?!
어찌하여 이 저주스런 죄에 고정되었나?!
얼마든지 다른 방송을 들을 수 있는데 
어찌 이 단죄의 채널에 고정되었나?!
아름다운 사람 많고도 많은데 
왜 이 죄인에 고정되었나?!
이 사람의 좋은 점 많고도 많은데 
왜 그의 죄에 고정되었나?!
그가 아니로다!
그의 죄가 아니로다!
나의 불행이로다!
그의 죄에 고정되어 내가 불행함은
그가 아니요
그의 죄도 아닌
나의 불행 때문이로다! 
나의 불행을 그의 죄 탓으로 돌리는 나의 불행 때문이로다!
나 이제 행복하리라!
나 이제 해방되리라!
그와 맺은 못된 인연 끊어버리고
죄와 얽힌 질긴 얽힘 풀어버리고
나 이제 용서하리라!
나 이제 해방되리라!
나 이제 행복하리라!
고창학시몬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