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
(13)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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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신앙 일치로 사명 완수”
오늘날 평신도 사도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과학기술의 진보와 이에 비견되는 급속한 세속화가 하느님과 세계에 대해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현실은 신앙과 과학적 지식, 인간과 과학기술간의 대결을 초래하며 탈종교적인 흐름마저 부추기고 있어 갈수록 힘겨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토착화와 관련해서도 평신도 사도직은 갈수록 더 큰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지역교회의 토착화 작업은 자치적 사목의 성숙과 아울러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신자들의 성숙과도 관계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목 분야의 토착화는 교회적인 차원에서는 물론 가정과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이뤄져야 하기에 다변화 사회의 흐름 속에 놓인 교회로서는 평신도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를 지닌 평신도 사도직은 교황 비오 10세(1903~1914년 재위)와 비오 11세(1922~1939년 재위)가 강조한 「가톨릭 운동」의 영향으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평신도 교령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할 수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평신도와 관련한 교회의 가르침들에서 눈여겨 볼 것은 평신도의 고유한 특징을 「세속적인 성격」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평신도의 사제직 왕직 예언직 참여에 대해서도 평신도가 갖는 세속적인 성격과 밀접하게 연결시키면서 그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이를 평신도 교령은 제5항에서 『평신도들은 교회의 이상을 수행하며, 교회와 세상 안에서, 영적 질서와 현세 질서 안에서 자신의 사도직을 이행한다. 이 두 질서는 서로 구별되지만 하느님의 하나인 계획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며 세속과 평신도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나아가 『평신도들은 그 무엇보다도 먼저 신앙과 생활을 일치시켜 세상의 빛이 됨으로써, 세상에서 교회의 사명을 완수하여야 한다』(13항)고 강조하고 있다.
평신도 교령은 교회를 「하느님의 백성」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공의회의 인식을 상기시키면서 평신도 사도직의 활동 분야와 실천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밝히고 있다. 교령 15항에서는 평신도들이 개인적으로 또는 다양한 공동체나 단체를 통해서 사도직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고 명시함으로써 개인적 또는 단체를 통한 활동 모두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 둘은 사도직의 목적을 이루는 분야임을 지적하고 있다.
교령은 특히 개인 사도직의 중요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16항에서 개인 사도직을 『모든 평신도 사도직의 근원이고 조건이며 그 무엇이든 이를 대신할 수 없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아울러 개인 사도직을 믿음, 바람, 사랑 삼덕에 젖은 평신도들의 생활 전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며 이 방법을 현대적 표지라고 설명하면서 사도직에 투신하는 각자의 신분과 능력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고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신도 사도직 양성과 관련해서는 『각자의 재능과 환경에 맞는 전인 교육을 전제로 한다』면서 『인간은 지속적으로 성숙해 가고 여러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이러한 양성은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29항)며 양성의 지속성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교령은 현세 사물의 질서를 그리스도교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평신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평신도들은 무엇보다도 사회 교리의 원리와 그 결론들을 배워 익혀 자기 나름대로 교리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이를 개별 사안에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31항)고 평신도의 자발적인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일정한 인간 사회 안에 교회를 심는 일」(선교 교령 19항)에 있어 평신도에 의지하는 바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오늘날 평신도가 세상 속에서 올바른 몫과 역할을 찾아 적극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촉구를 담고 있는 평신도 교령은 세상을 성화하는 것이 평신도의 고유한 사명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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