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인들/이채♤
이렇듯 잘 익은 계절에 터질 듯 사랑에 부푼 아름다운 연인들아! 이 넓은 세상에 오직 그대를 만나 행복할 수 있음에 가을은 눈을 감고도 입술이 맞닿는 붉은빛입니다
한 아름 퍼붓도록 오는 가을에 한없이 불타는 잎새처럼 요정 같은 연인들아! 이 넓은 세상에 특별한 그대가 되어 꿈결에도 꿈을 꾸누나. 그 무엇도 더 바라지 않겠네 사랑해서 더 못 견딜 사랑아
마음껏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가을 연인들아! 어여쁜 연인 되어 그 마음 묻지 않아도 그 사랑 말하지 않아도 한껏 단풍으로 물들어 언제나 붉기만 하세요. 지금만 같으세요
가난한 연인들아! 이제 작별을 하려는가. 연인을 버리고 돌아서서 아플 길이라면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조금만 더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세요. 한 번만 더 등을 보이고 가는 길은 언제나 먼 길. 누구나
떠나고 나면 누구든 슬픈 연인들아! 더 슬픈 연인 되고 눈물도 얼어붙는 작별로는 너무 빨리 가지 말고, 천천히 돌아올 때 돌아올 수 있게, 아주 천천히 떠나는 연인들아! 작별의 걸음은 늦어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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