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 내지는 영양 실조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은채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라고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입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이지요.
아무튼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하다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꽃 모습에 반하여 꽃을 따서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을 한다니 조심해야 합니다
장미는 그 가시가 있어 더욱 아름답듯이 능소화는 독이 있어
더 만지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한 여름 오랫동안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꽃입니다.
[아름다운글中에서]
길을가다 보면 아름다운 능소화가
담 넘머로 피어 있는 풍경을 볼때
아름다워 보이지만...
능소화에 슬픈 전설은 너무나 가슴이 아픔니다
표시하기" 클릭해야 음악과 영상이..아시죠?
#고향의 노래 - 조영남, 김용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