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論 / 교회론 40 회
두 번째 단계 : 교회를 대상화하여 성찰하는 신학의 독립된
고유 분야로 교회론이 등장하는 과정이다. 교부들은 교회가
그 자체로 세상 속에서 구원의 성사적 현존이기에 총체적인
구세사적 관점에서 다루었을 뿐, 보편적(universalis) 조직체
로서 교회의 구조(교회의 가시적이고 외적인 형상)를 본 것
은 드물었다. 그러나 교회가 맞게 되었던 안팎의 여러 상황
들 - 동서교회의 분열, 재일치를 위한 687년의 니체아 공의
회, 그레고리오 교황의 대개혁이후 교회와 국가 사이에 야기
된 대립의 첨예화 등 -교회로 하여금 보편 교회 (Ecclesia
universalis) 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게 하였
다. 보편 교회는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와 연결되고, 로마의
교회가 전체 교회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이런 서술들 가운데
교황은 자연스럽게 그리스도의 대리자(Vicarius Christi) 로
부각되었다. 즉 구세사적 견지에서 교회는 종말론적 구원의
현존보다는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의 통치 아래에 있
는 조직화된 공동체가 된다. 이러한 교회의 구조적이고 가견
적인 요소들이 15세기에 신학적으로 주제화도있고 ‘교회론’
이라는 독립된 과목 (De Ecclesia Catholica Romana) 으로
등장하였다. 즉 세속적인 영향과 황제의 권한에서 해방되고
독립하기 위해 교황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면서 ‘완전한 사회’
(Societas perfecta,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에 대한 정
의)인 교회에 대한 신학적 숙고가 이때 이미 시작된 것이다.
이로써 교회를 구세사적 구원론적으로만 서술할 것이 아니라
보편적 교회의 일치와 전통성을 위해 구조적. 제도적인 면모
를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다.
한편 교회를 대상화시켜 독립 학문 분야로 탐구하는데는
교회의 구조와 그 직무의 초자연적 규정에 대한 외부의 거센
비판이 한몫을 차지했다. 이미 12세기에 영성주의자(spiritualist)
들과 이원론을 주장하는 이단들은 교회의 구조나 제도 등 교회
의 시공성이나 가시적 요소를 부정했다. 이 주장은 이후 종교개혁
과 이성주의 (rationalismus)에서 더욱 발전 심화되어 절정기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교회에 대한 거세 외적 비판은 교회로 하여금
교회의 본질과 사명에 대한 이론적 성찰을 더욱 깊이 하도록 하
였다. 종교 개혁자인 후스(Hus) 나 위클리프(Wyclef) 등 영성주의
자들은 아오구스티노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해석하여 교회를 영적
으로만 파악하였다(Ecclesia praedestinatorum). 그리하여 그리
스도교의 교회적이며 사회적인 실제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거부하
려 했다.
이런 주장에서부터 교회의 구성원 문제가 첨예하게 등장하였고,
그에 대응하여 교회의 구성원은 반드시 가시적이요 역사적인 교회
의 유기적 구조 (organismus) 에 속해야 함을 신학적으로 강조하
였다. 이와 같은 교회의 가시적 구조와 제도를 통한 구원의 중재
에 대한 밖으로부터의 거센 비판은 결국 신학에서 교회를 정의할
때 은총의 실재로 파악하기보다는 법적이요 가시적인 실재를 더
강조하도록 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교회론이 다루는 주
제들은 양적으로 점점 늘어났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교부들이나
중세 초기의 구세 경륜적 사고에 비해 매우 미약해졌다. 이로써
당시의 교회론은 교황의 교도권과 교계 제도를 설명하는 정도로
축소된 인상을 지을 수 없게 하였다.
참고 : 한국가톨릭대사전 제2권 1995년판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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