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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신부님의 글

~ 빠다킹 신부님과 새벽을 열며,,, ~

2013년 6월 11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제1독서 사도 11,21ㄴ-26; 13,1-3

그 무렵 21 많은 수의 사람이 믿고 주님께 돌아섰다. 22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는 그들에 대한 소문을 듣고, 바르나바를 안티오키아로 가라고 보냈다. 23 그곳에 도착한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계속 충실하라고 격려하였다. 24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25 그 뒤에 바르나바는 사울을 찾으려고 타르수스로 가서, 26 그를 만나 안티오키아로 데려왔다. 그들은 만 일 년 동안 그곳 교회 신자들을 만나며 수많은 사람을 가르쳤다. 이 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13,1 안티오키아 교회에는 예언자들과 교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르나바, 니게르라고 하는 시메온, 키레네 사람 루키오스, 헤로데 영주의 어린 시절 친구 마나엔, 그리고 사울이었다.
2 그들이 주님께 예배를 드리며 단식하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이르셨다. “내가 일을 맡기려고 바르나바와 사울을 불렀으니, 나를 위하여 그 일을 하게 그 사람들을 따로 세워라.” 3 그래서 그들은 단식하며 기도한 뒤 그 두 사람에게 안수하고 나서 떠나보냈다.


복음 마태 10,7-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10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1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 드니 디드로는 어느 날 절친한 친구로부터 멋들어진 진홍색 가운 하나를 선물 받았습니다. 너무나도 멋있고 우아한 가운이었지요. 그래서 그는 자신의 서재에 고이 모셔 두게 되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즉, 진홍색 가운이 놓여 있는 서재가 너무 낡고 초라해 보입니다.

그 후 디드로는 멀쩡한 서재의 물건들을 하나씩 새 것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책상, 의자, 책꽂이, 시계, 심지어 벽걸이의 장식까지 진홍색 가운과 어울릴만한 것들로 교체하였지요. 바로 진홍색 가운 하나가 주위의 모든 것을 바꿔 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물건을 갖게 되면 그것을 둘러 싼 다른 물건도 그것과 어울리는 것으로 원하게 되는데 이를 심리학 용어로 디드로 효과라고 합니다. 이 효과에 대한 말을 들으면서, 문득 ‘내 인생에 있어서 진홍색 가운은 없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의 인생 전체를 완전히 교체하게 만들었던 것 말이지요.

제게 있어서 ‘진홍색 가운’은 바로 주님이셨습니다. 고등학생 때 주님께 대한 뜨거운 체험을 한 뒤에 사제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사제가 되기 위한 과정을 살다보니 저의 모습을 하나하나 바꿀 수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지금 현재, 과거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던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삶에 있어 ‘진홍색 가운’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세상의 기준들을 하나씩 버리고, 당신의 기준으로 살도록 우리를 바꾸십니다. 따라서 그 움직임에 우리를 온전히 맡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내 자신이 계속해서 바뀔 가능성이 많다는 것으로, 우리 각자의 노력과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합니다. 또한 나의 변화 가능성을 무시하고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여 주님의 뜻을 따를 때,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 선포를 위해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파견하실 때,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요. 노자 돈도 넉넉히 주지 않으면서, 생활필수품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여유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주님의 기준으로는 부족해야 한다는 것이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세상의 물건들이 아니라 평화임을 강조하시지요.

이러한 관점의 변화가 제자들을 완전히 바꿔 놓았지요. 배운 것이 없어 무식하고 성격도 그리 좋지 않았던 제자들이 하나둘씩 변하기 시작해서, 세상에 주님을 가장 완벽히 증거하는 참 제자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삶의 ‘진홍색 가운’인 주님을 온전히 내 안에 모십시오. 지금의 세속적인 모습에서 온전히 벗어나,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아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을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펄벅)


나의 진홍색 가운은 무엇입니까? 제게는 주님입니다.


어떤 방법이 더 유익한가?

독일에서 있었던 실험이랍니다. 거미를 극도로 무서워하는 공포증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를 위해 반복되는 상담치료가 이루어지면서 천천히 거미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지요. 처음에는 거미 사진, 그다음은 고무로 만든 거미 인형, 그리고 마침내 진짜 거미를 쳐다보고, 얼마 뒤에는 만지는 일까지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상담치료의 비용은 어떻게 될까요? 1회 치료에 자그마치 80~120유로의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미를 무서워하는 공포증 환자에게 50유로를 준다고 하면 눈 딱 감고 곧바로 거미를 쓰다듬는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거미 공포증을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무엇인가요? 돈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치료의 도구로도 사용이 가능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집착하게 되면, 돈의 노예가 되기 때문에 나쁘다는 것이지요.

내가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나의 노예로 부리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