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말씀(김종오신부.14.3.11.사순1주.화.)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오.6,7)
자신의 말을 들어 달라고 모두가 아우성이지만 독백들만 합니다. 창공에 내뱉은 말들은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오고 때로 깊이 숨겨둔 말을 꺼내 보이지만 사람들은 서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서로에게 빈말만 되풀이하고 이해받지 못한 채 돌아서는 뒷모습은 쓸쓸하기만 합니다.
이해를 받고 싶어 대화하지만 우리는 오해를 더 많이 받습니다. 무엇을 말하는지 내 말을 들어주기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느라 바쁘기 때문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에 빠져 있기에 우리의 말을 듣지 못합니다.
주고받는 대화보다 일방적인 강요를 더 자주 합니다. 함께 있지만 제각기 자신의 말만 하고 서로에게 말을 건네지만 그 말은 공중에 흩어집니다. 말을 해도 이해받지 못하기에 진실한 말은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숨겨둡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님과 대화하고 싶어 합니다. 주님은 들으시면서 공감하시지만 함부로 충고는 하시지 않습니다. 우리의 말을 이해해 주시지만 함부로 판단하시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고통을 들으시면서 왜냐고 묻기 전에 눈물부터 흘리십니다.
주님과 하는 대화는 기도입니다. 부분적인 인격체로 빈말을 되풀이하며 드리는 기도는 주님과 피상적인 관계에 머물게 하지만, 한계와 원하는 것을 알고 이성과 감성, 사회성과 영성을 통합시킨 전인격체로서 드리는 우리의 기도는 주님과 깊은 관계를 가지게 합니다.
몸과 마음을 일치시킨 전인격체로서 주님의 현존에 자신을 맡길 수만 있다면, 굳이 빈말을 하지 않아도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는 성령께서 우리 대신 기도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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