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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 / 오창열 신부님 ~

 

    하느님 나라는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일상생활 가운데서 흔히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하여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하나하나 벗겨주시고 알아듣기 쉽게 말씀해 주십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와 누룩에 비교해서 말씀하십니다. 겨자씨는 참으로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새가 깃들일 만큼 크게 자랍니다. 약 2-4미터의 크기로 자랍니다. 즉, 하느님 나라는 가장 작은 것에서 시작하지만 한없이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누룩 역시 발효된 밀가루 반죽의 작은 조각입니다. 빵을 구울 때 조금 떼어 두었다가 다음 빵을 구울 때까지 발효시켰습니다. 유대적인 사고방식에서 누룩은 "영향"을 나타내는 비유로 사용했습니다. 누룩 역시 참으로 작은 것입니다. 하지만 밀가루 반죽의 전체를 변화시킵니다. 누룩의 작용은 볼 수 없지만 그것은 항상 변화시키는 작업을 합니다. 즉, 그리스도를 믿는 이의 사명은 물건을 겉으로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바로 새로운 사람들을 생산해내는 공장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복음 말씀을 종합해 보겠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는 말씀에서 작은 겨자씨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도 처음에는 작지만 점점 커지는 "전파"의 의미를 여기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누룩의 비유에서는 "변화의 힘"을 읽을 수 있습니다. 누룩은 밀가루 반죽이 부풀고 들끓는 덩어리로 변화시킵니다. 우리 역시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서 누룩 같은 사명을 다 하고 있는가? 종교적이거나 신앙 면에서 만이 아니고 정의와 평화를 향한 사회적인 개선, 윤리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정화를 위해서, 진정 누룩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반성해 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