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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 독일 가톨릭 교회 영성 신학자 안셀름그륀 신부 ( 토마스머튼 / 안셀름 그륀 ) ~



[인터뷰] 독일 가톨릭교회

 

 영성신학자 안셀름 그륀 신부

 

 

|토마스머튼 / 안셀름그륀


현대 가톨릭교회의 대표적인 영성신학자인 안셀름 그륀 신부가 7일 내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과 부산 명상의 집, 명동성당 문화관 등에서 영성강좌를 가졌다. 안셀름 그륀 신부의 저서는 이미 국내에서 ‘아래로부터의 영성’(전헌호 신부, 분도출판사) 등 12권이나 번역 출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월간 ‘들숨날숨’ 창간 2주년 초청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륀 신부는 7일부터 12일까지 부산에서 성 베네딕도회 종신서원자를 위한 피정 강의를 하던 중 11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 일답.

-한국에서도 그륀 신부님의 영성서적들이 붐을 이루며 읽히고 있는데.

“한국뿐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동구와 남미 등지에서도 많이 보급되고 있다. 상담 때 나눴던 문제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응답하는 방식으로 주제에 접근하다 보니 비슷한 문제들에 처한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 같다.”

-한국교회는 외적 성장은 크게 이뤘지만 내적 성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한국 실정은 잘 모르지만 독일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깊은 영성을 찾지 않고 교회 밖에서 찾으려 한다. 70년대에 난 두 가지 경험을 했는데, 첫번째는 선(禪)과의 만남이고 둘째는 융의 심리학과의 만남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가톨릭 전통 안에 이미 깊은 보화가 담겨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게 내 자신에게도 더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부님의 영성신학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지, 아울러 종교 의식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는.

“내가 수도승이기 때문에 성 베네딕도 수도회의 전통 영성에 뿌리를 두고 있고, 융의 심리학을 통해 우리의 종교적 의식이 얼마나 큰 치유력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해 깨닫게 됐다.”

-한국의 수도자들에게 주시고 싶은 말씀은

“수도자들은 스스로가 영적인 길로 나아가야 사람들의 영적인 갈망에 응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을 영적인 길로 동반하며 이끌어 주는 일을 수도자들이 해야 한다. 수도자들의 삶의 중심은 영성이지만, 동시에 사회 정치적 문제에 대한 현실 참여적 눈도 가져야 한다. 물론 구체적 문제에 개입할 때는 영성의 빛에 비추어보는 분별이 필요하다.”

-현대인들에게 영성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또 영성적 삶을 체험하는 방안이 있다면.

“신앙은 내적인 길이다. 단순히 계명을 지키거나 윤리적 삶을 사는 것만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영원의 길로 가는 것이다. 그분의 삶을 따라가는 수련을 통해 활력있는 삶을 충만하게 살아야 한다.”

1945년 독일 뢴에서 태어난 그륀 신부는 64년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 입회, 성 오틸리엔 수도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로마 성 안셀모 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뉘른베르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76년 이후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 재정 책임자와 영성 및 피정 지도, 강연활동을 하면서도 8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그륀 신부는 국내 일정을 마친 뒤 17일 출국했다. <정중규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