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6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기쁨과 희망의 성인>
필립보 네리 기념일
세월호 대참사를 비롯해 이런 저런 우울한 현실 앞에 다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로마도 비슷한 분위기였나 봅니다.
당시 교회의 중심 로마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교회의 가르침을 저버리기 시작했습니다.
15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던 가톨릭교회는 풍전등화의 위기 앞에 섰습니다.
절대적 권위는 무너졌습니다.
지도층 인사들은 각자의 몫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교회도 힘겹게 살아가는 백성들의 현실에 희망이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던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앉았습니다.
한 마디로 도시 전체가 울적했습니다.
이런 어두웠던 시절 하느님께서 당시 시대에 보내주신 특별한 선물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필립보 네리(1515~1595) 성인이었습니다.
그는 성인, 사제의 분위기보다 편안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분위기를 풍겼습니다.
풍부한 유머 감각의 소유자였으며 매력과 다정다감한 인품을 지녔습니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러 나가기 전 늘 웃음꺼리를 제공할 수 있는 농담 몇 개를 준비했습니다.
필립보 네리의 삶은 언제나 기쁨과 활기와 재치로 가득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분 주변에는 남녀노소 그분의 추종자들, ‘광팬’들이 셀 수도 없이 모여들었습니다.
필립보 네리와 한번이라도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기도모임에 같이 참석했던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답니다.
“필립보 네리를 알게 된 그 날은 내 인생 가장 축복받은 날이었습니다.”
그는 교회 역사상 가장 명랑한 성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웃음과 활기를 잃어버린 동시대 사람들의 얼굴에 희미하나마 미소를 되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필립보 네리 신부였습니다.
이 어둡고 우울한 시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또 다른 필립보 네리로 세상 앞에 서야겠습니다.
존재 자체로 위로요 기쁨이며 희망인 그리스도인들,
그래서 가난하고 고통 받는 백성들이 늘 옆에 있고 싶은 그리스도인들...
필립보 네리의 사목활동은 사람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가난한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실천이 반드시 병행되었습니다.
가난한 이웃들의 집이나 병원, 노숙인 수용소 등을 찾아다녔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모금운동도 전개했습니다.
이러한 필립보 네리의 노력은 서서히 결실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교회에 환멸을 느끼고 떠나려 했던 사람들도 필립보 네리의 삶을 보며,
아직도 교회 안에 희망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교회 쇄신 작업의 최 일선에 서서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쳐 헌신했던 것입니다.
필립보 네리는 하느님께서 당시 교회에 보내주신 선물이 틀림없었습니다.
필립보 네리 시대, 영성생활이나 사도직 활동은 주로 성직자 수도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특별하게도 필립보 네리는 1551년 부제로 서품되기 전까지 평신도로서는 보기 드물게
기도와 사도직 활동에 헌신하였습니다.
1515년 탄생하셨으며 36세에 부제품, 40세에 사제품을 받으셨으니
꽤나 늦깎이 성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 사제나 수도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 탁월한 성덕의 길을 개척한 사람들의 삶을 보면,
먼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양성과정을 거치고,
마침내 사도로서의 충만한 사도직에 헌신하게 됩니다.
그러나 필립보 네리는 반대였습니다.
평신도 사도로서 열심히 영성생활과 사도직활동을 해나가던 중 사제로서의 부르심을 받은
특별한 케이스인 것입니다.
필립보 네리의 하느님으로부터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부르심은 참으로 다양한 형태로 다가오며, 또 언제 다가올지 모르니
항상 하느님께로 우리의 안테나를 고정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은
지속적으로 우리를 부르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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