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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모승천 대축일과 우리나라의 광복절 / 김용태 신부님( 중화동 신부니)

[강론] 성모승천대축일 (2014-08-15)

[제목] 성모승천대축일과 우리나라의 광복절

▶ 4대 대축일 가운데 하나인 성모승천대축일
오늘은 가톨릭교회의 4대 축일 중의 하나인 성모승천대축일입니다. 4대 축일이란 무엇입니까?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1월 1일), 예수부활대축일(춘분이후 만월이 지난 후 첫 일요일), 성모승천대축일(8월 15일), 예수성탄대축일(12월 25일)입니다. 이 4대 대축일에 우리 신자들은 미사참...례의 의무가 있습니다. 이 중에 예수부활대축일만 날짜가 바뀌고 나머지 세 개의 대축일들은 날짜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하는 성모승천대축일
올해의 성모승천대축일은 참으로 뜻 깊은 날이지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그러니까 어제 8월 14일 우리나라에 오셨고, 오늘은 대전교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미사를 봉헌하시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는 오전 10시 30분에 우리나라 성남 공항으로 도착하시는 교황님을 태운 비행기와 그 비행기에서 내리셔서 우리나라 정부관계자와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관계자들,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세터민, 장애인, 보통시민들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대표하는 이들 30여명이 공항에 있었는데, 그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건네시는 다정한 교황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항에서 숙소인 주한 교황청대사관으로 떠나실 때, 승차하신 자동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차로 알려진 소울(Soul)이라는 차인데, 그 작은 차에 기쁜 마음으로 타고 출발하시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자신은 검소하고 소박하게 사시면서도 남을 위해서는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주시는 좋으신 교황님께서 우리나라에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민족의 해방일인 광복절 그리고 남북이 함께 경축해야 할 날
8월 15일, 이날은 또한 광복절로서 1945년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와 식민지 지배로부터 자주권을 되찾은 날입니다. 그러나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나라는 1950년에는 6,25의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을 치러야 했으며, 그 상태로 지금까지 남북이 대치상태로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날은 남한과 북한이 함께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통일을 이루어 함께 경축해야 할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 땅에 참된 평화가 와야 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어제(2014, 08, 14) 청와대 연설에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모든 불의가 척결되고 정의가 실현되어야 얻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기념일과 관련되는 8월 15일
오늘 8월 15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민족의 중요한 역사와 성모님의 승천축일과 겹쳐있는 특별한 날입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
그리고 또 하나의 8월 15일은 1948년인데, 그날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입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또 성모님과 연관된 대축일인 12월 8일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대축일에는 우리나라가 국제연합(UN)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을 받습니다.
이처럼 성모님의 축일에 우리 민족의 중요한 역사들이 겹치는 것은 한민족에 대한 성모님의 크신 사랑의 결과라고 보겠습니다. 이런 연유로 한국 천주교회는 원죄의 물듦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을 요셉성인과 더불어 주보성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세계에는 성모님께 봉헌된 성당이 많은데 ‘노틀담’(Notre Dame)이라는 불어의 말이 바로 성모님에 봉헌된 성당입니다. 명동성당 도 노틀담 성당입니다.

▶ 성모승천 교리 선포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재위 1939-1958)는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 이라는 회칙으로 성모승천 교리를 <믿을 교리>로 선포합니다.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셨던 하느님의 모친 마리아가 지상의 생애를 마친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영광에로 들어 올림을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께로부터 계시된 신앙의 진리이다.” 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교황 비오 12세의 선언에 의하면 “지상생활을 마친 뒤 마리아는 ‘영혼과 육신이 함께 영광을 받으셨다.” 말하자면 마리아는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사람이 장차 얻게 될 신분을 이미 받았다는 뜻입니다. 마리아도 아들 예수처럼 죽으셨고 그 얼마간의 시간적 간격이 지난 후 부활하셨다는 의견으로서 마리아의 승천을 그리스도의 승천과 같은 차원으로 생각해 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천상영광으로 들어 올림을 받았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승천과의 차이는 ‘예수님은 하늘로 올라가셨다’(昇天)고 표현한 반면에 마리아는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영광을 받은 것으로서 ‘蒙召昇天’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즉, 몽소승천(蒙召昇天)의 몽(蒙)은 <무엇을 덮는다. 혹은 입는다.>라는 뜻, 소(召)는 부르심, 승(昇)은 올라간다. 즉 <하느님의 부르심을 입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었다>라는 깊은 뜻입니다. 성모님께서 스스로 승천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의 결과로 하느님께서 불러 올리셨다는 뜻입니다.
나자렛의 소박한 한 여인이 구세주의 모친으로서 겪으셔야만 했던 의혹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 마침내 하느님과 일치하려고 노력하셨던 신앙과 삶의 결실이 가져다 준 은총의 선물이 바로 성모 승천입니다. 성모승천은 그러므로 우리가 신앙을 통해 얻게 될 미래의 모습인 다름 아닌 구원이며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라고 하겠습니다.

▶ 맺는 말
우리가 이 축일을 지내는 것은 성모님의 삶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의 모범으로서, 예수님을 본받고 따르고 믿는 데에 있어서, 가장 완전한 귀감을 주셨음을 감사드리고 본받자는 데에 있습니다.
성모승천이자 광복절 그리고 우리 교회의 목자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함께 하시는 오늘, 한국교회에 내려주시는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성모님을 본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며 그러한 삶 안에서 이웃과 형제들에게 봉사하고 구원의 기쁨을 사는 삶이 되도록 합시다. 아멘.

(2014년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 중화동 성당, 김웅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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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강론] 성모승천대축일 (2014-08-15)

[제목] 성모승천대축일과 우리나라의 광복절
 
▶ 4대 대축일 가운데 하나인 성모승천대축일
오늘은 가톨릭교회의 4대 축일 중의 하나인 성모승천대축일입니다. 4대 축일이란 무엇입니까?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1월 1일), 예수부활대축일(춘분이후 만월이 지난 후 첫 일요일), 성모승천대축일(8월 15일), 예수성탄대축일(12월 25일)입니다. 이 4대 대축일에 우리 신자들은 미사참례의 의무가 있습니다. 이 중에 예수부활대축일만 날짜가 바뀌고 나머지 세 개의 대축일들은 날짜가 고정되어 있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하는 성모승천대축일
올해의 성모승천대축일은 참으로 뜻 깊은 날이지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그러니까 어제 8월 14일 우리나라에 오셨고, 오늘은 대전교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승천대축일미사를 봉헌하시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는 오전 10시 30분에 우리나라 성남 공항으로 도착하시는 교황님을 태운 비행기와 그 비행기에서 내리셔서 우리나라 정부관계자와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천주교관계자들,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세터민, 장애인, 보통시민들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대표하는 이들 30여명이 공항에 있었는데, 그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건네시는 다정한 교황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항에서 숙소인 주한 교황청대사관으로 떠나실 때, 승차하신 자동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차로 알려진 소울(Soul)이라는 차인데, 그 작은 차에 기쁜 마음으로 타고 출발하시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자신은 검소하고 소박하게 사시면서도 남을 위해서는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주시는 좋으신 교황님께서 우리나라에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민족의 해방일인 광복절 그리고 남북이 함께 경축해야 할 날
 8월 15일, 이날은 또한 광복절로서 1945년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와 식민지 지배로부터 자주권을 되찾은 날입니다. 그러나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나라는 1950년에는 6,25의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전쟁을 치러야 했으며, 그 상태로 지금까지 남북이 대치상태로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날은 남한과 북한이 함께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통일을 이루어 함께 경축해야 할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 땅에 참된 평화가 와야 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어제(2014, 08, 14) 청와대 연설에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모든 불의가 척결되고 정의가 실현되어야 얻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기념일과 관련되는 8월 15일
오늘 8월 15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민족의 중요한 역사와 성모님의 승천축일과 겹쳐있는 특별한 날입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
그리고 또 하나의 8월 15일은 1948년인데, 그날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입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또 성모님과 연관된 대축일인 12월 8일 성모님의 원죄 없으신 잉태대축일에는 우리나라가 국제연합(UN)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을 받습니다.  
이처럼 성모님의 축일에 우리 민족의 중요한 역사들이 겹치는 것은 한민족에 대한 성모님의 크신 사랑의 결과라고 보겠습니다.  이런 연유로 한국 천주교회는 원죄의 물듦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을 요셉성인과 더불어 주보성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세계에는 성모님께 봉헌된 성당이 많은데 ‘노틀담’(Notre Dame)이라는 불어의 말이 바로 성모님에 봉헌된 성당입니다. 명동성당 도 노틀담 성당입니다.  

▶ 성모승천 교리 선포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재위 1939-1958)는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 이라는 회칙으로 성모승천 교리를 <믿을 교리>로 선포합니다.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셨던 하느님의 모친 마리아가 지상의 생애를 마친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영광에로 들어 올림을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께로부터 계시된 신앙의 진리이다.” 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교황 비오 12세의 선언에 의하면 “지상생활을 마친 뒤 마리아는 ‘영혼과 육신이 함께 영광을 받으셨다.” 말하자면 마리아는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사람이 장차 얻게 될 신분을 이미 받았다는 뜻입니다.  마리아도 아들 예수처럼 죽으셨고 그 얼마간의 시간적 간격이 지난 후 부활하셨다는 의견으로서 마리아의 승천을 그리스도의 승천과 같은 차원으로 생각해 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천상영광으로 들어 올림을 받았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승천과의 차이는 ‘예수님은 하늘로 올라가셨다’(昇天)고 표현한 반면에 마리아는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영광을 받은 것으로서 ‘蒙召昇天’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즉, 몽소승천(蒙召昇天)의 몽(蒙)은 <무엇을 덮는다. 혹은 입는다.>라는 뜻, 소(召)는 부르심, 승(昇)은 올라간다. 즉 <하느님의 부르심을 입고 하느님과 하나가 되었다>라는 깊은 뜻입니다.  성모님께서 스스로 승천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의 결과로 하느님께서 불러 올리셨다는 뜻입니다.  
나자렛의 소박한 한 여인이 구세주의 모친으로서 겪으셔야만 했던 의혹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 마침내 하느님과 일치하려고 노력하셨던 신앙과 삶의 결실이 가져다 준 은총의 선물이 바로 성모 승천입니다.  성모승천은 그러므로 우리가 신앙을 통해 얻게 될 미래의 모습인 다름 아닌 구원이며 하느님과의 완전한 일치라고 하겠습니다.  

▶ 맺는 말
우리가 이 축일을 지내는 것은 성모님의 삶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의 모범으로서, 예수님을 본받고 따르고 믿는 데에 있어서, 가장 완전한 귀감을 주셨음을 감사드리고 본받자는 데에 있습니다.  
성모승천이자 광복절 그리고 우리 교회의 목자이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함께 하시는 오늘, 한국교회에 내려주시는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성모님을 본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며 그러한 삶 안에서 이웃과 형제들에게 봉사하고 구원의 기쁨을 사는 삶이 되도록 합시다. 아멘.

(2014년 8월 15일, 성모승천대축일, 중화동 성당, 김웅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