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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마음은 있더라도 나는 사랑한다 / 김찬선 (레오나르도 ) 신부님 ~

미움이 있더라도 나는 사랑한다

 

-김찬선신부-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 해 주고
,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해 주며
,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오늘 복음은 첫 마디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이 말씀에 앞서 주님께서는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행불행에 관한 당신 말씀을 듣지 않는 사람들은 아예 제켜놓고
당신의 말씀을 이미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그리고 더” 말씀하신다는 뜻입니다
.
그러니 행불행에 관한 주님의 말씀을 내가 들었다면

그런 나에게 주님께서는 오늘 더 말씀하신다는 것이고,
그 말씀은 바로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
한 마디로 행복하려면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이지요
.

이 말씀에 저는 문득 나에게 원수가 있나 생각해봅니다
.
나에겐 원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누가 내 원순가
?
자기가 원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원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종종 그러하지요
.
누구는 나를 미워하고 나 때문에 괴로워하는데

나는 그를 미워하지 않고
그래서 그 사람 때문에 괴로워하지도 않는 경우 말입니다
.
이 경우 나는 미워하지 않으니 잘못도 문제도 없고

미워하는 것은 너이니 네 문제라고 태평해도 되겠습니까
?

만일 이렇게 미워하지 않으니 문제없다고 한다면
,
그것이 문젭니다
.
사랑한다면 그럴 수는 없는 것이지요
.
사랑하는 그가 미워하고, 그래서 고통을 당한다면

어떻게 마음 아프지 않고 태평할 수 있습니까
?
그러므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우리를 미워하는 그 사람의 그 아픔을 이해해야 합니다
.

그러면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 해주라”는 말씀은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일 뿐입니까?
아닙니다
.
이 말씀은 나를 미워하는 그것이 너무도 큰 괴로움을 내게 주기에

너의 미움이 나의 미움에 불을 지르고
나도 그에게 원수이지만 그도 나에게 원수인 경웁니다.
그리고 이 경우가 참으로 난감한 경웁니다
.
미워하는데 어떻게 잘 해주라는 것입니까
?
잘 해 줄 수가 있겠습니까
?

잘 해 줄 수가 없기에 이 경우 사랑한다는 것은

잘 해 주려는 의지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
미워하니까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워하지만 사랑하려는 그 의지에서
원수 사랑의 그 놀라운 기적은 시작됩니다
.

그리고 나아가 이 원수 사랑의 의지 때문에 우리는 기도를 합니다
.
나를 위해 기도하고 그를 위해 기도합니다
.
나도 그도 미움을 넘어서는 주님 사랑에 전도되기를 기도합니다
.

다음은 원수 사랑의 의지를 지니되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
어떤 때 이 기도가 1, 2, 3년 걸릴 수도 있습니다
.
오랜 이 기도가 그 자체로 사랑이지만

오랜 이 기도가 하느님 사랑을 모셔오고 닮게 합니다.
나의 사랑이 하느님 사랑으로 도약하게 합니다
.

원수 사랑의 은총은 이런 의지와 끈기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
,
곧 은총인 것입니다
.
나의 사랑 의지에 하느님 사랑이 은총처럼 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