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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 장재봉 신부님 ~

장재봉 신부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사촌이나 친척들이 잘된다는 것은 더불어 기뻐할 일이어야 하는데

도리어 내 배가 아프다는 표현을 보면 우리들의 못된 심보를 꼬집는 말일 것입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저의 삶을 되돌아보아도 그런 못난 심보가 가득한 것을

깨닫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으로 딱한 일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씨는 다 그렇고 그렇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삶의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늘 강론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님 없이는 형제 자매가 잘되는 꼴조차 보지 못하는 못나고 모자란 우리인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주제와 처지를 올바로 알 때에만 그분의 도우심을 청할 수 있는

완전한 의탁이 가능할테니까요.

 

인간은 내 자신의 힘만 가지고는 이기적인 마음, 혼란스러운 욕망을 우리 마음으로부터

뽑아버릴 수 없습니다.

우리 내면에 거룩한 생명이 태어나도록 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예수님만이 우리를 변화시킬 수 있으십니다.

 

 

이렇게 내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할 때에 비로소 오늘 복음의 여인처럼

예수님의 발을 눈물로 씻고 머리카락으로 닦아드리고 입맞춤을 해 드릴 수 있는

겸손과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님의 도우심으로 변화된 우리의 모습입니다.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하시는 주님께서는 당신이 베푸신 놀라운 기적의 공로를

언제나 치유받은 자가 지녔던 믿음의 덕으로 돌려 주셨습니다.

믿음은 이렇게 좋은 것이고 엄청난 것입니다.

 

성서를 보면 온갖 어려움과 삶에 결핍된 요소들이 예수님께 의탁하는

"믿음" 하나로 완전히 축복으로 변화를 받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겨자씨만한 믿음만으로도 우리 기도에 대한 흔쾌한 응답을 주십니다.

믿음이 우리를 살리고 믿음이 우리를 구원하고 믿음으로 죄사함을 받습니다.

말 그대로 믿음으로 능치 못할 일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믿는 하느님은 믿음으로 구하는 자 앞에서는 마음이 약해지십니다.

한 마디로 믿음으로 기도하는 우리들에게 하느님은 꼼짝 못하시는 분이시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아주 큰 약점이시지요.

 

우리들이 예수님을 진정 믿는 사람들이라면 형제 자매를 위해서 기도하는데 망설일 수가 없습니다.

우리 형제 자매들이 구원받지 못하는 것은 바로 내 믿음이 부족한 탓이요.

내 기도가 부족한 탓인 것을 고백합시다.

 

믿음의 기도는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이고 무기입니다.

 

초대 공동체에서는 그리스도교를 길의 종교라고도 하였습니다.

길의 종교라는 말의 뜻은 주님과 함께, 모든 이가 구원으로 향하여 걸어가는 종교임을

밝힌 것이라 하겠습니다.

 

내 형제 자매와 더불어 가지 않는 길은 천국을 향한 길이 아닙니다.

내 형제 자매가 없는 나 홀로 천국은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이가 구원되리라는 믿음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다 함께 살릴 것입니다.

나에게 뿐 아니라 모든 이웃들에게 구원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부산교구 장재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