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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및 세계교회현황

~ 아론의 지팡에서 피어난 꽃 - 편도나무 (아몬드 나무) ~

아론의 지팡이에서 피어난 꽃 - 편도나무(아몬드나무)

 

우리가 간식으로 즐겨먹는 아몬드가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나무 열매라는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될까? 이스라엘 성지 아인카렘에서 살면서 산길을 오고가며아몬드 꽃향기를 맡을 때마다 ‘참 예쁘다’는 감탄사를 수없이 자아내면서도 그 꽃이 성경의 꽃인지는 알지 못했으니…….

그것도 그런 것이 공동번역 성경에서는 ‘감복숭아’로 번역하고 있고 개신교 성경에서는 ‘살구나무, 파단행’등으로 번역하였으며 가톨릭에서는 최근에 성경을 새롭게 번역하면서 ‘편도나무’라고 번역하고 있으니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빈센트 반 고흐, 활짝핀 아몬드나무, 1890, Oil on canvas, 73.5 x 92 cm, 암스테르담



 

‘기대, 희망, 진실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아몬드(almond)는 고대 프랑스어 ‘almande' 또는 'alemande'와 라틴어 'amandola'에서 유래되고 그리스어 amingdoal'의 형태가 되었다가 오늘날은 아몬드(almond)라는 이름으로 우리들에게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히브리어로는 ???(shaqed)라고 하는데 ’지켜보다‘는 말과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다.





 

장미목, 장미과(학명:Prunus amygdalus)인 아몬드는 인도 북부에서 시리아, 이스라엘, 터키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지중해 해안을 따라 북아프리카와 남부유럽으로 퍼져나갔고 근대에 이르러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아몬드의 주요 생산국으로는 미국이 전 세계의 40% 정도를 생산하고 있고 스페인이 13% 그리고 시리아, 이탈리아, 이란, 모로코 등에서 재배하고 있다.

 

아몬드는 단맛과 쓴맛의 두 종류가 있는데 단맛이 나는 아몬드 씨는 짜서 아몬드 기름을 만들어 식용으로 사용하며 또한 근육통을 푸는 마사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피부 화장품으로도 사용된다. 아몬드는 탄수화물이 거의 없어 저탄수화물 식단을 위한 케이크나 과자, 아이스크림을 만들며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은 식품이라고 한다. 아몬드는 100g당 열량은 578kcal, 지방 51g, 단백질 22g, 탄수화물 20g, 식물섬유 12g 그리고 철분과 칼슘, 인산, 비타민 B가 소량 들어 있다.

풋 열매  





 익은 아몬드



 



 

 



 

 간식용으로 가공한 아몬드



 



 

아몬드 나무는 복숭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4-10m 정도로 자라고 나무줄기는 대략 지름이 30cm 정도로 자란다. 잎은 1.2-4cm, 꽃은 흰색이나 옅은 분홍색으로 5개의 꽃잎을 가지고 있으며 3-5cm 크기이다.



 

 

 



 



 

 



 

 

꽃모양이 살구나무와 비슷하기 때문에 개신교 성경에서는 살구나무로 번역되어 있는데 살구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서 열매의 껍질(과육)을 먹지만 아몬드는 씨앗(핵)을 먹는 것으로 완전히 다르다. 

 



 



 

 



 



 

 



 



 

 



 



 

 

아몬드 꽃 주위로 마치 석류모양으로 붙어 있는것들은 이미 꽃이 떨어진 모습 



 



 

 



 

 



 



 

 

아몬드 열매는 매실이나 풋 복숭아처럼 생겼지만 완전히 익으면 껍질이 갈라져 뒤로 접혀서 말라 떨어지고 씨만 나무에 달려있게 된다. 쓴맛이 나는 아몬드는 너무 쓰기 때문에 먹지 못하고 기타 가공용품으로 사용된다.



 



 

 



 



 

 

검게 보이는 아몬드의 껍질은 비를 맞고 변색된것. 원래는 아몬드 씨와 같은 색



 



 

 



 



 

 



 



 

 

 

성지 이스라엘 전 지역에 피어나는 아몬드 꽃은 여느 봄꽃들처럼 이른 봄이 되면 꽃이 먼저 피어난 후 잎이 싹트기 시작하는데, 이스라엘에서는 1월에 절정을 이루며 꽃이 피어난 후 7-8개월 후면 열매는 완전히 익는다. 아인카렘을 순례할 때 산에 하얀색과 옅은 분홍색으로 피어난 꽃이 아몬드 꽃인데 꽃향기 또한 그윽하다.

 





 





 





 





 





 





 





 





 





 





 





 





 





 





 





 





 





 





 





 





 





 



 





 





 





 





 





 



 





 





 





 





 





 





 





 





 





 

 





 





 





 





 





 





 





 





 





 





 





 





 





 





 





 





 





 

 

새 성경에서 아몬드를 번역하면서 넓적할 편(扁), 복숭아나무 도(桃)를 써서 ‘편도나무’라고 번역을 하였다.

 

 

편도나무는 성경에서 열 번 언급되고 있다. 구약성경에서 편도나무는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으로서 하느님의 갑작스러운 심판에 대한 ‘깨어 있음’과 하느님의 말씀은 그래도 이루어지고 말 것이라는 ‘약속’을 상징하였다.(예레 1,11-12 참조)

 

성경에서 제일 먼저 편도나무가 등장하는 것은 아브라함의 손자이자 후에 13명의 자녀를 두어 이스라엘 12지파 시조의 아버지가 된 야곱의 설화에서이다. 야곱은 이사악과 레베카 사이에서 쌍둥이 동생으로 태어났다. 형인 에사우로부터 맏아들의 권리를 훔친 야곱은 에사우를 피해 하란에 있는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피신을 하였는데, 우물가에서 만난 라헬을 사랑하게 되었다. 라헬을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20년간 일한 후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편도나무가 언급된다.

야곱은 라반으로부터 정당한 품삯을 받아내기 위해 계약을 맺는데 라반의 양과 염소들 중에서 얼룩지고 점 박힌 것들을 품삯으로 받기로 정한 후 야곱은 은백양나무와 편도나무와 버즘나무의 가지들을 벗겨내어 짐승들의 물구유에 세워 놓는다. 물을 먹으러 와서 짝짓기를 한 양들과 염소들이 줄쳐지고 얼룩지고 점 박힌 새끼들을 낳게 하여 수많은 양과 염소들을 거느리게 되었다.

 

창세 30,37 야곱은 은백양나무와 편도나무와 버즘나무의 싱싱한 가지들을 꺾고, 흰 줄무늬 껍질을 벗겨 내어 가지의 하얀 부분이 드러나게 하였다. 38 그런 다음 껍질을 벗긴 가지들을 물통에, 곧 양들과 염소들이 물을 먹으러 오는 물구유에 세워, 가축들이 그 가지들을 마주보게 하였다. 그런데 양들과 염소들은 물을 먹으러 와서 짝짓기를 하였다. 39 양들과 염소들은 그 가지들 앞에서 짝짓기를 하여 줄 쳐진 것, 얼룩진 것, 점 박힌 것들을 낳았다.

 

편도나무 가지 껍질 일부를 벗긴 모습. 오른쪽은 벗겨진 부분을 근접 촬영한 것





 

 

창세기에서 편도는 가장 좋은 토산물 중의 하나였다. 형들에 의해서 이집트로 노예로 팔려갔던 요셉은 파라오의 꿈을 해몽하고 이집트의 재상이 되었다. 흉년이 심하게 들었을 때 요셉의 형들은 곡식을 구하기 위해 이집트로 내려갔고, 형들을 알아본 요셉은 베냐민을 데려오게 하기 위해 염탐꾼이라는 누명을 씌워 시메온을 인질로 잡아 놓고 나머지 형제들만 되돌려 보낸다. 기근이 심하여 이집트에서 요셉으로부터 얻어온 곡식이 다 떨어져가자 야곱(이스라엘)은 어쩔 수 없이 베냐민과 그의 형제들을 요셉에게 보내면서 가장 좋은 토산물을 선물로 보내는데 그 중의 하나가 편도였다.

 

창세 43,11 그러자 아버지 이스라엘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정 그렇다면 이렇게 하여라. 이 땅의 가장 좋은 토산물을 너희 포대에 담아 그 사람에게 선물로 가지고 내려가거라. 약간의 유향과 꿀, 향고무와 반일향, 향과와 편도를 가져가거라.

 

 

편도나무 꽃잎은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후 내려와 성소를 만드는데 그 중 등잔대(메노라)의 모형이 된다. 등잔대의 원대와 가지에는 편도 꽃 모양의 잔으로 만들어져 유대인들의 상징이 되었다.

 

탈출 25,33 가지 하나에 꽃받침과 꽃잎을 갖춘 편도 꽃 모양의 잔 세 개, 또 다른 가지에 꽃받침과 꽃잎을 갖춘 편도 꽃 모양의 잔 세 개를 만들어라. 등잔대에서 벋어 나온 가지 여섯 개를 모두 이처럼 만들어라. 34 등잔대 원대에는 꽃받침과 꽃잎을 갖춘 편도 꽃 모양의 잔 네 개를 만들어라.

 

탈출 37,19 가지 하나에 꽃받침과 꽃잎을 갖춘 편도 꽃 모양의 잔 세 개, 또 다른 가지에 꽃받침과 꽃잎을 갖춘 편도 꽃 모양의 잔 세 개를 만들었다. 등잔대에서 벋어 나온 가지 여섯 개를 모두 이처럼 만들었다. 20 등잔대 원대에는 꽃받침과 꽃잎을 갖춘 편도 꽃 모양의 잔 네 개를 만들었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투덜거리자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각 지파마다 지팡이 하나씩 수장의 이름을 새겨 만남의 천막 안 증언판 앞에 놓게 한다. 그리고는 주님께서 선택하는 사람의 지팡이에 싹이 돋게 하는데 아론의 지팡이에서 싹이 나오고 꽃이 피고 편도 열매가 열렸다. 전승에 의하면 아론의 지팡이 한쪽 가지에는 단 맛의 편도열매와 다른 쪽 가지에는 쓴 맛의 편도 열매가 열렸는데 이스라엘이 주님의 계명을 따를 때는 단 편도가 익어 먹을 수 있었지만 계명의 길을 벗어났을 때는 쓴 맛의 편도열매만 열렸다고 한다.

 

민수 17,23 이튿날 모세가 증언판을 모신 천막에 들어가 보니, 레위 집안을 대표한 아론의 막대기에 싹이 나 있는 것이었다. 싹이 나오고 꽃이 피고 편도 열매가 이미 익어 있었다.

 





 

코헬렛의 저자는 편도나무 꽃이 한창 피어나는 아름다운 시기에 늙어 죽어야만 하는 허무한 인생을 이야기 한다.

 

코헬렛 12,5 오르막을 두려워하게 되고 길에서도 무서움이 앞선다. 편도나무는 꽃이 한창이고 메뚜기는 살이 오르며 참양각초는 싹을 터뜨리는데 인간은 자기의 영원한 집으로 가야만 하고 거리에는 조객들이 돌아다닌다.

 

예레미야서에서는 주님의 첫 번째 환시와 계시가 내리는 장면에서 편도나무가 언급된다. 겨울이 끝나기도 전에 봄의 선구자로서, 마치 부활을 상징하듯 죽어 있는 듯한 메마른 나무 가지에서 피어나는 편도꽃은 하느님의 말씀은 이루지고 말 것이라는 약속의 표징이기도 하다.

 

예레미야서 1:11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예레미야야, 무엇이 보이느냐?” 내가 대답하였다. “편도나무 가지가 보입니다.” 12 그러자 주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잘 보았다. 사실 나는 내말이 이루어지는지 지켜보고 있다.”"

 

 

그리스도교에서 편도나무 가지는 예수님의 동정 탄생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중세기에는 만도를라(mandorla, 이태리어로 아몬드를 의미)라고 하여 예수님이나 성모님의 주위를 타원형이나 또는 아몬드 모양으로 처리하는 성화 기법이 등장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