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아름다운 마음
옛날에 한 성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을 평범한 존재로 여겼지만
그가 가는 곳마다 신기하게도 사랑의 꽃향기가 넘쳤습니다.
어느 날, 미(美)의 천사가 찾아와 말했습니다.
“성자님!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말해보세요.
혹시 치유의 능력을 원하세요?”
성자가 말했습니다. “아녜요. 치유는 하나님이 하셔야지요.”
천사가 다시 물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바르게 이끌길 원하세요?”
성자가 말했습니다. “아녜요. 저는 사람을 잘 이끌 줄 몰라요.”
천사가 또 말했습니다.
“많이 구제해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싶지 않으세요?”
성자는 말했습니다.
“아녜요. 남에게 존경받기보다는 남을 존중하길 원해요.”
마지막으로 천사가 말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소원은 꼭 말씀해주세요.”
그때 성자는 천사의 기쁨도 고려해서 한 가지 소원을 말했습니다.
“그러면 저를 통해 좋은 일이 많이 생기되 저 자신은 모르게 해주세요.”
그때부터 성자가 가는 곳마다 그곳에 사랑과 평화와 치유가 임했지만
성자는 그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 제일 아름다운 마음은 좋은 일을 하고
그 일을 잊어버리는 마음입니다.
은밀한 선행이 은밀한 행복을 낳습니다.
보이려는 선행은 사랑의 불순물입니다.
보석은 불순물이 없어야 가치가 올라가듯이
사랑도 불순물이 없어야 가치가 올라갑니다.
정겨운 사랑의 외식(外食)은 따뜻함을 주지만
의식적인 사랑의 외식(外飾)은 따가움을 줍니다.
진실이란 ‘남의 시선이 없을 때의 떳떳한 삶’이고,
‘좋은 일을 은밀히 하면서 이름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진실은 ‘인정의 재미’보다 ‘인생의 의미’를 추구합니다.
행복을 원하면 남의 인정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인정을 추구하면 더 인정 못 받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진실’입니다.
여론도 무섭지만 진실은 더 무섭습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전에 나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을 부지런히 살피기 전에 나를 부지런히 살펴야 합니다.
사람의 시선과 인정을 지나치게 원하는
자신에 대한 재발견은 상처를 주지만
상처 후에 치유로 이끕니다.
자기를 드러내면 상처도 따라서 드러나지만
자기를 감추면 상처도 따라서 감추어집니다.
구제할 때 “오른손의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은
선행을 자기부터 잊어서 구제 대상의 이름을 지켜주라는 말입니다.
돕는 사람의 이름이 올라갈수록 돕는 대상의 이름은 내려갑니다.
물질을 주고 이름을 뺏는 것은 참 구제가 아닙니다.
구제는 자축하는 행사가 아니라 자기를 망각하는 삶의 표현입니다.
나의 선행이 감춰질수록 나의 진실은 빛납니다.
선행을 드러낼 때 행복은 어디론가 슬며시 사라지고,
선행을 감출 때 행복은 어디선가 슬며시 찾아올 것입니다.
-이한규의 사랑칼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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