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2주 토 요한 6,16-21(15.4.18)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요한 6,20)
Jesus walking on the water
♣ 거센 풍랑 속에서 만나는 예수님 ♣
바람 잘 날이 없는 게 우리네 삶이다. 문제는 바람이 아니라 인생 풍파 속에서 어디에 뿌리를 두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이다.
고통과 시련 중에 돈이나 힘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의지하거나 절망과 체념에 빠져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늘의 말씀에 귀 기울여보자. 오늘 복음의 대목은 예수님의 신적인 자기 계시(6,20)에 역점을 둔 그리스도론적인 보도내용이다.
이 표징은 위험에 있는 사도들을 구해준다기보다는 그들의 믿음을 시험에 들게 할지도 모르는, 앞으로 나올 이해하기 힘든 설교를 믿어야 한다는 징표이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자신의 현존을 드러내신다. 예수님께서는 물 위를 걸어가심으로써 자신의 정체성과 신성을 드러내신다.
해가 지는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은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떠났다 (6,16-17).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에게 가지 않으셨다.” (6,17)
거센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었다 (6,18). 곧 제자들 스스로 자기네들에게만 의존한 상황은 혼돈과 죽음의 세력 및 폭력이 난무한 위협적인 상황을 말해준다.
예수님께서는 호수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셨다. 그분은 하느님께서 바다를 장악하여 걸어가시듯(욥기 9,8; 이사17,12-13 참조) 그런 신적인 능력을 갖춘 분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6,19). 자신을 계시해주신다.
‘나다’(그리스어로 에고 에이미)라는 말씀은 구약의 하느님 자기 계시 표현양식에 따라 자신을 계시하신다 (탈출 3,14).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생명의 빵’, ‘세상의 빛’, ‘착한 목자’, ‘부활’, ‘길이요 진리요 생명’, ‘포도나무’이시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과 함께 계실 것을 약속하시며 주시는 말씀이다 (민수 21,34).
곧,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기 자신을 확인시킬 뿐만 아니라, 신적인 능력을 갖춘 자로서 계시하며 자신에게 신뢰하도록 요청하면서 위로하신 것이다.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 (6,21).
제자들이 물위를 걸어온 분을 배 안으로 맞아들이려 했다는 것은 곧 그분이 바로 자기네들의 스승 예수라는 것을 알고서 두려움을 이겨냈다는 것을 뜻한다 (마태 14,28-33 참조).
호수 가운데쯤에 있던 배가 어느새 목적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표징으로서 예수님의 권능을 보여준다.
예수님께서 친히 자신을 계시해주시자 곧바로 평온, 평화의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원치 않은 시련과 고통이 찾아들어 힘겹게 살아가는 때가 얼마나 많은가!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라 살아가는데도 때로는 하느님이 원망스럽고 아예 계시지 않다고 느껴지는 이른바, ‘신앙의 메마름’과 ‘하느님 부재 체험’을 하기도 한다.
그렇듯 우리 인생은 큰 바람에 출렁거리는 호수와도 같이 요동치는 세상살이기도 하다.
이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친히 그 물 위를 걸어 ‘가까이 다가오시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우리에게 용기와 힘을 주신다.
절대고독, 끝없는 하느님 부재 상태, 메마름, 마음의 흔들림과 고통 속에서도 늘 함께하시는 주님을 향한 끈을 놓지 말자!
또한 우리도 예수님처럼 고통을 겪는 이들과 ‘함께 있어주고 ’ ‘고통을 같이 나누며’, 사랑 때문에 격랑 속에서도 함께 위험을 감수하였으면 한다.
이런 공감과 공존의 영을 지닐 때 격랑 속에서도 어느새 목적지에 닿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두려움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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