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성소 주일 /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님 ++

                                                  

성소주일

-김찬선신부-

착한 목자 주일, 그래서 성소주일인 오늘
착한 목자를 생각하며 영화 ‘워낭소리’의 할아버지를 떠올립니다.
이 영화를 보고 저는 보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이 영화는 참으로 聖事的이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
성사적인 영화(Sacramental Movie)라 함은

이 영화가 하느님을 떠올리고 만나게 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착한 목자인 예수님을 떠올리고 만났습니다
.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장면 하나
.
(
영화를 보기는 했으나 줄거리 앞뒤가 정확한 지는 자신할 수 없음
.)
40
살이나 먹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어 젊은 소를 들이고

자식들은 늙은 소를 팔라고 성화를 합니다.
소 때문에 아버지가 너무 고생을 하기 때문입니다
.
사료를 먹이면 편한데 할아버지는 당신의 몸조차 건사키 힘들어도

평생 하던 대로 꼴에다 건강에 좋은 것을 섞어 먹입니다.
소에게 꼴을 먹이려니 농약을 칠 수가 없고

농약을 치지 않으니 소출이 적을 뿐 아니라
일일이 김매기를 해야 합니다
.
그렇게 하여 보통 15년 사는 소를 40살이 넘어 살게 하였지만

이제 늙어 일도 못하게 되니 할아버지는 소를 팔러 장에 갑니다.
가는 길에 광우병 의심 소고기수입을 반대하는 시위현장을 지나갑니다
.
참으로 아이러니입니다
.
광우병 의심 소는 바로 잘못된 사료를 먹이기 때문인데
,
그런 사료를 먹이는 미국의 축산업자나

이런 소고기를 수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하는 사람이나
다 자기 이익을 위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이런 것 다 모르고 광우병이 뭔지도 모릅니다
.
우시장에 도착하여 흥정이 시작되는데

값을 묻는 사람들에게 할아버지는 500만 원을 달라고 합니다.
60
만 원밖에 줄 수 없는 소를 500만 원을 달라고 하니

사람들이 다 웃습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끝까지 500만 원을 고집합니다
.
다른 사람에게는 그 소가 60만 원의 값어치일지 모르지만

할아버지에게는 500만 원, 아니 500만 원 그 이상입니다.
아니 팔 생각이 아예 없었을 것입니다
.
할아버지에게 소는 돈벌이를 위한 것 이상의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
다른 사람들처럼 돈벌이의 대상이 아닙니다
.
할아버지는 한 평생 온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소도 그러합니다
.
둘은 이런 일꾼의 일생을 같이 가는 동반자입니다
.
소가 그러하듯이 일과 할아버지 사이에는

원망이나 불평이나 다른 것에 대한 곁눈질이 전혀 없습니다
.
그래서 둘 사이는 어떤 것도 낄 수 없는 완전한 일치입니다
.
할머니는 소처럼 노상 일만 하는 인생에 대해 불평과 푸념을 하지만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일 사이를 파고 들 수도
둘 사이를 갈라놓을 수도 없습니다
.
이 정도가 되면 일은 자기 전부를 바치는 것, 사랑입니다
.
온 몸이 부서져라 일한다는 말 그대로

자녀를 위해 온 몸이 부서지는 줄 모르고 일한 부모들에게
일은 聖事요 사랑입니다
.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자신을 착한 목자라 하십니다
.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시기 때문입니다
.
나쁜 목자는 양들을 돈벌이 삼고 학대하고 필요 없으면 버려버리는데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길 잃은 양을 찾아옵니다
.

이 착한 목자 주일
,
이 목자직에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기도하고

저를 포함하여 이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그 부르심과 직분에 충실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