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22주간 목요일 - 사람 낚는 어부 베드로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22주 목요일

복음: 루가 5,1-11: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라

예수님은 회당에서 복음을 전하셨는데, 회당에서 예수님을 쫓아내자 이제는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배에 앉으시어 가르치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복음 전파는 회당이라는 어느 장소에 한정되지 않고 필요하다면 어디에서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시몬 베드로의 배를 빌어 육지에서 배를 조금 떼어 그 배에서 군중들을 가르치신다.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4절) 하신다. 베드로는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5절)하고 대답하였다. 즉 인간적인 경험, 지혜, 노력을 다 써 봤지만 기대하던 결과는 이 경우에는 헛수고였다. 그러나 베드로는 자기 일생을 고기 잡는 일로 잔뼈가 굵었고, 고기 잡는 일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었지만 예수님의 말씀 앞에 모든 오만을 버리고 자신을 낮출 줄 알았다.





그는 “스승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물을 내리겠습니다.”(5절)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베드로는 전능하신 분의 말씀을 따랐다. 그 결과 그물이 찢어질 정도였다고 하였다. 고기 잡는 일에 그렇게 경력이 있고 능력 있던 베드로가 예수님의 말씀대로 따른 결과는 지금까지 자기 생애에 보지 못했던 엄청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예수님께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8절)하였던 것이다.

베드로는 자신의 모습이 주님 앞에 아무 것도 아님을 느낀다. 자신의 죄를 생각할 때, 불결한 인간으로서 순결한 분을 감히 모실 수 없다고 생각하여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예수님은 그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10절)하셨을 때,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갔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주신다.

베드로가 자신의 오랜 경험 등에 대한 모든 미련을 버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따랐을 때, 커다란 체험을 하였듯이 때로는 우리도 우리 자신의 고집을 버려야 할 때가 많을 것이다. 더구나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이 우리 자신을 비워야 하는지 오늘 복음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진정으로 우리 안에 살아있는 하느님의 말씀, 생명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살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 속에 항상 말씀이 강생하는 삶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말씀을 강생시키는 삶, 여기에서 근본적인 우리의 변화를 가질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을 체험케 하고 하느님 안에 자녀로서의 기쁨과 구원을 체험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 안에 강생하시는 말씀이 우리에게 구원을 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을 위해 주님의 은총을 구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