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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23주간 월요일 - 손이 오그리든 사람의 치유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23주 월요일

복음: 루가 6,6-11: 손이 오그라든 병자의 치유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행위는 율법에는 분명히 금지된 사항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판단은 달랐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율법과 규칙에 매여 있었지만, 예수님은 사람이 현재보다 더 자유롭고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주시는데 그 판단의 기준이 있었다. 예수님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그들 앞에 두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9절)

이 말씀은 사람을 제도라는 법에 묶어놓으려고 하는 그들을 공박하시는 말씀이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의 참 뜻을 행하기보다는 인간적인 규례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었다. 우리가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관례와 규칙보다 사람의 생명을 돕는 일과 사람에게 선행을 베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기적을 행하신 것은 그들을 자비와 동정으로 이끌기 위해서였다.





예수님의 질문은 저들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는 참으로 지혜로운 질문이다. 만일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치 않고, 생명을 구하는 일이 법에 금지되어 있다고 대답한다면, 그들은 스스로 율법을 비난하는 자들이 되는 것이다. “어찌하여 내가 안식일에 한 사람의 온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준 것을 가지고 나에게 화를 내느냐?”(요한 7,23) 그분은 아담이 금지된 열매를 따기 위해 내밀었던 손(창세 3,6)을 선행의 건강한 힘으로 회복시켜주셨다. 범죄를 저질러 마비된 손이 선행으로 치유되었다.

“손을 뻗어라.”(10절) 손을 뻗는다는 것은 탐욕과 불경으로 오그라든 손을 핀다는 것이고, 이제는 자주 손을 뻗어야 한다. 구걸하는 가난한 사람에게 손을 뻗고, 이웃을 돕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불의하게 모욕당하는 사람이 해를 입지 않도록 손을 뻗어야 한다. 우리의 죄를 사해 주십사고 하느님께 손을 뻗어야 한다(이사 1,15.17 참조). 손을 내밀어 뻗으면 치유를 받는다.

우리는 삶의 모든 표준을 예수님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며 그것은 서로의 인격존중과 자유와 선행에 기초를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와 규칙에 앞서 이것이 진정으로 사람을 위하는 일인가, 괴롭히는 일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나올 것이며 그 사랑이 이웃에게로 전해진다.

내가 율법주의자가 될 때, 나 자신만을 규례와 규정에 매어놓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다른 사람들까지 불필요하게 고통을 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고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듯이 지금 오늘을 사는 나도 그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우리 안에서 그분이 현존하시는 것을 방해하고 죽이는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잘못을 우리는 범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 즉 하느님의 모상임을 항상 기억하며 이웃을 대하는 우리가 되도록 주님께 도움을 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