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청할 것인가>
2015. 10. 08 연중 제27주간 목요일
루카 11,5-13 (끊임없이 간청하여라.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무엇을 청할 것인가>
한 사람이 한밤중에 친구에게 가서 빵을 청합니다. 귀찮을 정도로 여러 번 청하자 처음에는 거절하던 그 친구가 빵을 건네줍니다. 이 사람은 마침내 원하던 바를 얻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청하니 얻었다!’라는 결과보다 ‘왜’ ‘무엇을’ 청하는가라는 것입니다.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지친 친구를 기쁘게 맞아들인 이 사람은 늦은 밤 시간에 배고픈 친구를 위해 창피한 줄도 모르고 다른 친구에게 찾아갑니다. 거의 구걸하다시피 매달립니다. 배고픈 친구를 위해서 말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청원입니까? 어느 누가 이 청원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살아가면서 주님께 참 많은 것을 청합니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아주 충실하게 말입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청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막무가내로 청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시기에 주님께서 들어주시면 안 되는, 들어주실 수 없는 청원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주님께 원망을 늘어놓습니다.
나만의 안락한 생활을 위해 재물을 청한다면, 주님께서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주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가 재물의 노예가 되지 않고 참 자유를 누리며 살도록 값진 가난을 주실 것입니다.
다른 이들 위에 군림하기 위해 힘과 능력을 청한다면, 주님께서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주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녀가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기쁨을 주시기 위해 오히려 어리석음과 부족함을 주실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필요’와 ‘주님께서 주시려는 나의 필요’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된 청원은 이 두 가지를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치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지향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앞으로도 주님께 항상 청해야 합니다. 내가 청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말입니다. 다른 이를 죽이면서 나도 죽이는 그런 청원이 아니라, 다른 이를 살리면서 나 역시 살리는 그런 청원을, 주님께서 ‘그래, 그것을 청하다니 참으로 기특하구나! 그것은 꼭 들어줘야 하겠구나!’ 라고 하시면서 기쁘게 들어주실 그런 청원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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