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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28주간 목요일 - 외적인 형식에 메이지 마라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28주 목요일

복음: 루가 11,47-54: 모든 예언자가 흘린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이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그들의 조상들을 단죄했지만, 비슷한 행동을 본받음으로써 자신들이 불의를 저지른 조상들의 자손임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무덤을 만들었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조상들의 행실을 본받은 것이 죄이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조상들보다 더 나쁜 죄를 짓는 그들의 악함을 씻을 수는 없다.

하느님을 폭행하는 것보다 더 악한 죄는 없으므로 주님께서 그들에게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마태 23,32)라고 하신 것이다. 유대인들의 조상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며 바른 길을 제시한 예언자들을 죽이기도 했다. 이제 그 후손들은 이 예언자들을 거룩하고 존경할 만한 분들임을 알았고 그에 맞는 영예를 바치고자 무덤을 만들어 그들을 죽인 조상들을 단죄한 것이다.







이렇게 자기 선조들을 살인자로 단죄한 사람들이 그들보다 더 악한 범죄를 저지르려 하고 있다. 결국 그들은 생명의 주관자, 세상의 구세주를 죽였다. 그들은 그분께 저지른 악에다 또 다른 살인까지 한다. 나쁜 짓이라고는 한 적도 없고 다만 성경 말씀으로 자기들을 권면한 스테파노를 죽였다. 또한 구원의 복음을 전한 다른 사도들에게도 모두 흉악한 짓을 저질렀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할 것이다.”(50절) 이것은 그들이 의인의 죽음을 되갚아 주시는 분을 죽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인 아벨의 피부터, 너희가 성소와 제단 사이에서 살해한 베레크야의 아들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마태 23,35)라는 말씀도 하셨다. 이런 일은 그때까지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 이 말씀은 그들을 책망하시는 것이지만 그들에게 회개하라는 권고의 말씀이기도 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버렸기 때문이다.”(62절)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은 율법 안에서 열쇠를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그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시며, 생명의 문이신 그분을 믿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 문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 문으로, 그리스도께로 가고자 하는 사람도 못 가게 한 것이다.

이들이 그러했다면 우리들은 어떠한 모습인가? 우리도 외적인 형식이나 규례에 매달려 그 근본 뜻은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록 피는 흘리지 않는다 해도 힘없고 약한 이웃을 헐뜯거나 정신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게 괴롭히고 있지는 않은지? 매일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비아냥거리며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지나 않은지? 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하느님께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지나 않는지 반성하여야 한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며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