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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29주간 토요일 - 열매 멪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29주 토요일

복음: 루카 13,1-9: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하였는데, 그 죽은 사람들이 무슨 특별한 죄를 지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니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하느님 앞에서 항상 올바로 서있지 못하면 멸망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항상 회개하는 삶으로 그에 맞갖은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무화과나무 비유를 말씀하신다.

주인은 무화과나무를 포도원 안에 심었다. 그리고는 열매를 맺었는지 해마다 살펴보지만,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자 그 나무를 베어버리라고 한다. 주인은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7절). 3년이면 무화과나무가 성숙한 나무로 자라 열매를 맺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런데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잘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땅만 차지하고 영양분만 없앴지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는 이 나무는 남으로부터 받기만 하는 것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씀이다.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받는 것보다는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정 무엇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내어놓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체험이 생활 속에 어느 정도 되고 있는지 반성해보아야 한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 해만 더 그냥 두시지요.”(8절). 우리에게 진정한 위로의 말씀이라고 할 수 있다. 포도 재배인은 아드님이시다. 그분은 아버지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1요한 2,1)이시며, 우리를 가꾸시는 정원사시다. 끊임없이 해로운 것들을 잘라 내시고 거룩한 씨앗들로 우리를 채우시어 당신을 위한 열매를 맺게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요한 15,1)라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항상 아버지 하느님께 이렇게 기다려 주시기를 청하고 계시는 분이시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를 벌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기다려주시는 분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기회가 나에게 계속 허락될 것이라고 착각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진정 주님과 이웃을 위해, 그리고 나의 구원의 결실을 위해 보람 있는 많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화과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그 나무가 심겨진 자리에는 아마 다른 나무로 교체될 수도 있다. 아주 열매를 잘 맺는 나무가 그 자리에 서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도 우리 자신의 삶속에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를 맺지 못하면 우리에게 주신 은총을 거두어 다른 사람에게 주실 수 있다는 말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면서 거기서 맺는 열매로 복된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