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느님의 강생, 구속, 성체성사를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으며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철학적 논증이나 정확하고 세밀한 추론으로 이 신비를 이해할 수 있는가?
아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가련함과 불행, 한계를 자인하는 지성적인 겸손이 있어야
이를 이해할 수 있으며, 고통과 불행 속에 있는 가련한 우리를 동정하시어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의 무량하신 자비를 믿어야 그 이해가 가능해진다.
지성적으로 겸손한 사람은 하느님의 자비하시 사랑을 믿되
그것을 설명하려고 시도하지 않으며
그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데레사 성녀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믿을 뿐이다.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자비하신 사랑에 대한 믿음이
주님의 강생, 구속, 성체성사의 현의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필수조건이다.
이 현의의 결과인 은총을 우리 영혼 안에 받아들여 그 은총에 참여하려면
과연 얼마나 깊고 굳은 믿음이 필요하겠는가?
아기 예수 데레사가 남긴 서신 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이 있다.
"하느님께서 나의 영혼을 보시고 기뻐하시는 이유는
하느님의 자비하신 사랑에 대한 저의 무조건적인 믿음을 지키기 위해
작고 가난함을 사랑하는 저를 보시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하느님의 빛을 받아 정신보다 마음으로, 이해보다는 사랑으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법으로 하느님을 알고 있었다.
하느님의 계시를 통해 우리가 하느님을 알 수 있다는 믿음은
오직 하느님을 사랑함으로써만 가능하다.
이것은 진리이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1요한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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