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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예수님이 주시는 장단에 맞춰 놀아 봅시다. / 밤송이 신부님(=김기현) ~

대림 제2주간 금요일


마태오 복음 11장 16~19절


 

예수님이 주시는 장단에 맞춰 놀아봅시다.



예전에 효도대학에서 주최한 ‘어르신들의 예술제’가 있었습니다.

할머님들이 반별로 노래나 콩트, 그리고 율동 같은 것들을 준비해서 보여주셨는데요.

손님들의 반응이 꽤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마지막에 했던 ‘각설이 타령’입니다.


할머님들이 입고 나오신 복장을 한 번 상상 해 보세요~

예상하시다시피 어떤 할머니는 화장을 우스꽝스럽게 하고 나오셨고,

어떤 할머니는 냄비를 뒤집어쓰고 나오셨습니다.


또 어떤 할머니는 수저와 젓가락을 들고 뭔가를 두드리기도 하시고,

어떤 할머니는 누더기 옷을 입고 나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복장을 갖추신 할머니들이 각설이 타령에 맞춰 몸을 흔들어 대기 시작하셨습니다.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들이 저렇게 각설이처럼 몸을 흔들어 댈 수 있는 건, 모든 걸 내려놓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이도 내려놓고, 체면도 내려놓고, 자존심도 내려놓고, 부끄러움도 내려놓았기 때문에

저렇게 타령에 맞춰 망가질 수 있으신 것 같다.’


그렇게 신나게 흔들어 대시던 할머님들이 구석에서 멀뚱히 앉아 체면을 지키려 하는

저의 모습이 눈에 거슬렸나 봅니다.

저를 끌고 나가시더니 이리저리 잡아끌고 흔들어 대는 바람에,

한바탕 어설프게 몸을 흔들어 댔던 적이 있는데요.


신앙인들도 각설이들처럼,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래야 예수님이 주시는 장단에 맞춰 춤추고 노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지위나 나이, 학위나 지식, 자존심이나 체면, 부와 권력 등을 내려놓지 못한다면,

예수님 시대에 살았던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에게서 들었던 말을

다시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자신이 가진 지식과 신념, 그리고 지위 등을 버리지 못하고

움켜쥐고 있었기에 예수님이 주시는 장단을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가진 것이 없고 잃을 것이 없는 세리나 죄인들, 그리고 병자들은

누구보다도 먼저 예수님이 주시는 장단에 반응하여 춤을 추고 노래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이 주시는 장단에 몸을 맡긴 죄인들과 병자들은

예수님이 주시는 용서와 치유를 먼저 체험하고,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하늘나라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됩니다.


우리도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내려놓고, 예수님이 주시는 장단,

예를 들면 말씀과 기도와 성사에 몸을 맡겨 봅시다.

그래야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용서와 치유를 체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홍성남 신부님의 글에 지옥에 관한 유머가 언급되어 있어 옮겨봅니다.)


농땡이꾼 보좌신부가 지옥에 갔더니

날라리 본당신부가 보여서 반가워하자,

주교님이 옆방에서 주무시고 계시니 조용히 하라고 했다는 이야기...


대죄를 지은 영혼이 하느님께 가자, 하느님께서 긍휼히 여기시어

지옥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 하셨는데,

여러 곳 중에 어떤 곳을 가 보니 사람들이 똥물 속에 빠져 있는데,

머리만 내놓고 편안하게 있어서

자기도 거기 들어가겠다고 했더니, 저승사자가

“5분간 휴식 끝. 100년간 잠수” 라고 했다는 이야기...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