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후 월 마태 4,12-17.23-25(16.1.4)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랐다.”(마태 4,25)
♣ 나의 갈릴래아를 비춰주시는 빛을 따라 ♣
주님의 공현은 빛의 축제입니다. 입당송은 빛으로 오신 주님을 노래합니다. “거룩한 날이 우리에게 밝았네. 민족들아, 어서 와 주님을 경배하여라. 큰 빛이 땅 위에 내린다.” 예수님께서 우리 삶의 자리에 빛으로 오시어 함께해주십니다. 낮은 곳에 머무시며 어둠을 비추어주십니다. 예수님은 유다 지방 작은 고을 베들레헴에서 태어나, 이방인들의 땅이라 불리는 갈릴래아의 시골 마을 나자렛에서 자라셨습니다. 물러가시어 카파르나움에 자리를 잡으십니다 (마태 4,12-13). 그분은 갈릴래아에서 제자들을 부르시고(4,18-22) 전도를 시작하심으로써 어둠 속에 있는 백성들을 비추십니다.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곳도 갈릴래아였습니다 (28,10).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갖가지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이 치유를 받으려고 몰려들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고쳐주십니다 (4,17. 23-24). 그렇게 빛이 비추는 세상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빛을 만나 자유와 해방을 체험한 많은 이들이 이방인의 땅 갈릴래아로 몰려들어 예수님을 따릅니다 (4,25). 죄성(罪性)으로 인하여 ‘어둠 속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곳에 앉아 있습니다.’ (4,16) 나아가 자신이 어둠 속에 있음을 알지 못한 채 빛을 찾지도 않으며 자신을 비추는 빛을 외면하기도 합니다. 나의 그러한 삶의 자리가 바로 갈릴래아입니다. 인생이 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막막할 때, 오해와 멸시를 받고 배신당할 때, 인간관계가 뒤틀릴 때 깊은 어둠에 잠기기도 합니다. 또 인간다운 삶, 더불어 행복한 삶과는 무관한 국가권력의 횡포와 자본가들의 끝없는 탐욕, 사회부조리, 부정부패를 보며 절벽 앞에 서 있음을 절감하곤 합니다. 빛을 비추어주시고 자유와 해방을 주시는 내 삶의 갈릴래아임을 알아차려 체념하거나 패배주의에 젖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빛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빛은 늘 어둠을 비추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빛을 그리워합니다. 거의 모든 삶을 이방인의 땅 갈릴래아에서 보내시며 인간의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은 오늘도 내 삶의 갈릴래아에서 함께하고 계심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서로 사랑하며(1요한 1,23) 살아갑시다. 또한 자신의 어두움, 곧 나약함과 죄를 알아차려 받아들임으로써 주님의 빛을 받고 그 빛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바라보아야겠습니다. 내 삶의 갈릴래아에는 언제나 빛이 비추고 있음을 믿고 ‘세상의 빛’(마태 5,14)으로 살아가길 희망합니다.
♬ 주님만을 섬기리 - 사랑의 날개7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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