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K-POP 스타를 뽑는 프로그램을 가끔 본다.
나는 앞에서 연예인 스타가 되고파 안달하는 지원자들보다
그것을 관전한 후 심사하는 사람들의 말들이 더 흥미롭다.
거기서 회자되는 '그루브', '소울'이라는 단어들,
음악하는 사람들이 쓰는 단어들이
우리의 삶속에서 어떤 의미일까? 를 요즘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남의 것을 모창하거나 흉내내거나 위장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 지원자에겐 가차없는 혹평을 한다.
그러면서 자기의 소리, 자신의 소리를 내라고 한다.
물론 기초적이고 탄탄한 학문적 소양과 노력은 기본으로 깔고
그 위에서 영혼의 울림을 주는 자기만의 소리를 내라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모상과 유사성으로 인간을 창조하셨다고 했을 때
각자에게 고유한 색깔(color)들을 주셨는데, 그것을 내라는 것이다.
그것은 각 사람이 부릴 수 있는 만용이나 고집이나
아집의 차원으로 다루어질 내용이 아니다.
난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몸에 전율이 일어난다.
그만큼 하느님께서 우리 각자 색깔이 다른 한 사람 한 사람을 창조하셨고,
또한 각각의 다른 색깔로 고유하고 독특하고
하나 밖에 없는(Unique) 방식으로 대해 주신다는 것이며,
그만큼 하느님의 모습은 너무나 풍요롭고 다양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나는 이렇게 하느님의 정의(Justice)와
창조 목적과 질서를 외치고 싶게 된다.
"너로 하여금 너 자신이 되게 하라."
"너로 하여금 너 자신이 되라."
어쩌면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와 삶의 목적이 이것이다.
진정한 내 자신이 되는 것, 그리고 내 안에 하느님이 주신
그것을 찾아 계발하고, 밖으로 나만의 것으로 표출하는 것 말이다.
우리는 지금 이 시대를 살면서 매일 매일을 다람쥐 체바퀴 돌 듯 살고,
남의 흉내를 내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 어느 정도의 시기는 모방에 의한 학습의 시기를 거쳐야 되지만,
일단 가르침을 받았으면 그것을 깊은 묵상과 성찰을 통해
자신의 영혼과 실존적 삶에 육화를 시켜
자신 만의 독특한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이 너무나 많다.
남이 장바구니를 들고 장에 가니 아무 뜻도 목적도 없이 따라 가고,
마치 앞서 가던 무당 벌레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돌면
따라가던 무당 벌레들이 똑같이 제자리를 돌듯이
그렇게 유행따라 첨단따라 자신의 색깔없이
여기저기 기웃 기웃거리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니 자신의 삶이 없이 자신의 진정한 색깔이 없이
남의 삶을 사는 것처럼, 남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처럼 사니
하루 하루의 삶속에서 자신감도 없고 재미도 없고 행복도 만족도 없다.
'그루브'(groove)란 목재, 금속 따위에 새겨진 홈, 음반의 홈을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자신의 것, 습관이 되어버리고
18번이 되어버린,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상투적인 삶의 방식이나 그만의 색깔을 말한다.
그래서 본인도 좋고, 그것을 보고 듣는 사람도
편안한 자연스러움과 감동을 말한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며,
나는 신(神)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우리는 '카리스마'(Charisma; 특은)라고 불러야 하지 않는가!
사람은 다 '한 칼'이 있다. '매력'이 있고 '자기만의 것'이 있고,
그것이 드러날 때 자신도 편하고, 주변의 모두도 즐거워지고 신명이 나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칼 있스마'라고 부른다.
이것이 있는 사람은 이것이 비록 보잘것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결코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거나 타인을 질투하거나 비교하거나 경쟁하지 않으며,
자기 혼자나 독점이 아닌, 어떤 공동체에서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갈 줄 안다.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넘버 원'(No. 1)이 되려고 하면 너무 힘이 든다.
거기까지 올라가기도 힘들지만, 그걸 유지하기란 보통 쉬운 게 아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 가다 보면, 정말로 가랭이 찢어지고 교통사고가 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한 분야에서 '오운리 원', '저스트 원'
(Only one; Just one)이 되려고 해야 한다.
그것은 비교적 쉽고 안전한 길이며,
우리 모두가 가야할 즐거움과 자족(自足)의 길이다.
우리는 이제 껍데기는 가라', '위선은 가라','가식은 가라'라고 외쳐야 한다.
우리의 한번 밖에 없는 인생살이에서 어떤 기자회견장처럼
짜고치는 고스톱은 없어야 한다.
진실해야 하고, 자기만의 소리를 내야 하고, 자신의 영혼(soul)이
아니 영혼(soul)안의 심령(spirit; 성령 하느님을 담는 그릇)이 드러나야 한다.
그럴 때 영혼의 울림이 있고 감동이 있고,
우리네 삶은 한편의 각본없는 드라마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신비(神秘)요, 감동의 도가니탕이 된다.
그럴 때 우리는 마니피캇의 성모님처럼 찬양하게 된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루카1,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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