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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13주간 화요일 - 자연을 지배하시는 분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13주 화요일

복음: 마태 8,23-27: 풍랑을 가라앉히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배에 타신 것은 아무 이유 없이 하신 일도, 터무니없는 위험과 맞닥뜨리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주님은 그들이 위험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겸손하도록 가르치고자 하셨다. 그래서 군중을 돌려보내신 다음 그들만 옆에 있게 하시고는 풍랑에 휩쓸리게 하셨다. 그래서 그들이 시련을 인내심 있게 견디도록 훈련시키신다. 어떠한 어려움이나 박해도 견디어 낼 수 있게 하신다.

그때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24)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께서는 상황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신 듯이, 폭풍에 대해, 그 절정의 순간과 위험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으셨을까? 또 다른 사람들은 모두 깨어 있고, 당신과 당신의 제자들이 완전한 파멸의 위험 속에 있는데도 당신 혼자만 잠이 드셨을까? 폭풍을 이겨나가기 위해 고도의 기술의 키잡이가 필요한 이때에 말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그때 일어난 일을 더욱 분명히 깨닫도록 하기 위해 주무신다. 배를 모는 제자들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허사였다. 그들은 겁에 질려 우주의 통치자이며, 창조주이신 세상의 키잡이 예수님께 달려갔다. 그들은 그분께 풍랑에 죽게 되었다고 자신들을 구해달라고 애원하였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26) 그리고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랬더니 잠잠해졌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운 것은 그분이 누구신지 그들이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분이 깨어 계실 때는 물을 꾸짖는 권능을 지니신 것은 알았지만, 잠들어 계실 때도 같은 권능을 지니셨다는 사실은 아직 몰랐다. 많은 기적을 보고서도 아직도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주님, 구해주십시오.”(25) 이렇게 제자들이 외친 것은 잘 한 것이다. 그 말은 믿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큰 어려움에 처하자,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25) 하였기 때문에 믿음이 약한 자들이라고 꾸지람을 듣는다. 그들은 결코 믿음이 없는 자들이 아니었지만, 위험이 닥쳤을 때, 그리스도께서 함께 계시다는 사실에서 용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믿음이 약한 자들이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풍랑을 잠재우신다. 당신의 교회라는 배에 계신 그리스도께서는 언제든 세상의 풍랑을 잠재울 수 있으시다. 그분은 당신을 믿는 이들이 안전한 항해로 하늘 본향에 도달하도록 이끄신다. 그리스도께 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배가 그리스도를 필요로 한다. 거룩한 키잡이가 있어야 교회라는 배는 세상이라는 바다를 항해할 수 있고 목적지 항구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27) 예수님께서는 명령 한 마디로 풍랑을 잠재우셨다. 그래서 호수를 건너던 제자들이 바로 그분이야말로 만물의 창조주이심을 인정하고 믿었다. 그분을 온전히 믿고 따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