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날을 생각하며
-상지종신부-
오늘 밤 성당 마당에서
내일 장례미사 때 사용할 운구용 수레를 보았습니다.
옆에 있던 청년 벗들에게 한 마디 건넸습니다.
"이 것 보면 뭐 생각나는 거 없니?"
"장례 미사 때 관을 실어나르는 거 잖아요."
"나도 언젠가는 여기에 눕겠지."
다른 친구들은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따라 왠지 이 수레를 보면서 내가 누워있는 것이 떠올려집니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여기에 눕겠지요.
함께 했던 사람들의 눈물의 전송을 받으면서 홀로 외롭게 떠나겠지요.
아직은 그렇게 실감나지 않습니다.
내가 수레 위에 차가운 시신이 되어 누어 있는다는 것이.
나에게 주어질 가장 확실한 현실이지만
그러나 아직까지는 너무나도 멀리 있기 때문입니다.
그 날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 행복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주님 앞에 부족할 뿐이겠지만,
그 날 나의 지난한 삶의 몸짓이
주님께는 아름답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해도 다할 수 없는 것이 벗들에 대한 사랑이지만,
그래도 그 날 나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이들에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내일 한 형제를 주님께 떠나보내면서,
오늘 내가 떠나 갈 그 날을 생각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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