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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과 언어

~ 귀여운 자식 매로 키워라 / 배태영 (경희대 명예교수 ) ~

귀여운 자식 매로 키워라
<배태영 / 경희대 명예교수>
2010년 04월 27일(화) 11:54 [성주신문]
 

대한민국 헌법을 기초한 헌법학자요,

작가요 정치가이기도 하고,

대학총장을 오랫동안 지낸 교육가인

유진오 박사의 어렸을 때의 전기를 읽어보면

그 집안은 다른 가정과는 좀 다른 데가 있었다.

보통은 ‘엄부자모의 슬하’라 해서

아버지가 엄하고 어머니는 자애로운 법인데,

이 가정은 이와 반대로 아버지는 자애로운 편인데

어머니가 몹시 엄했다고 한다.

유진오 박사는 이런 가정에서 자라면서

외아들로서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머리가 명석해서 네 살 때 천자문을 통독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그를 신동이라 불렀다.

독자에다가 그렇게 총명하다 보니 아버지로부터

금이냐 옥이냐 귀여움을 받고 칭찬을 받으며 자랐다.

천자문을 떼고 나서 한글을 깨우치려고 가르치는데,

한글은 너무 쉽다고 성의를 기울이지 않아서인지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것을 알아차린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점잖게 충고를 했다.

“천자문은 잘 읽으면서 한글은 잘 읽지 못하는 것은

한글 공부에 성의가 부족해서이다.

공부는 정성이 중요하느니라. 정신을 차리고 공부하도록 하라.”

이렇게 책망조로 말을 했더니

이 말을 들은 그 아이는 버릇없이 화를 내면서

책을 홱 던져버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때 그의 아버지는 아이의 팔을 꽉 잡고는

다짜고짜로 회초리를 들고는 종아리를 내려쳤다.

마냥 귀여워하기만 하던 아버지로부터

생전 처음으로 회초리를 맞은 아이는

너무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거리고 있었다.

이렇게 매를 맞고 있는데, 그때 마침 어머니가 들어왔다.

 어머니를 본 순간 구세주라도 만난 것처럼

이제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사정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말리기는커녕,

“그 회초리 이리 주세요” 하더니 더 사정없이 종아리를 쳤다.

이렇게 연속 집단(?) 매질을 당하고는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공부는 정성을 다해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다음부터는 공부는 성실히 해야 한다는 것을

신조로 삼고 살아서 한 세대에 이름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는 대학 총장이 되어서 ‘

어머니의 추억’이라는 수필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 그때 나는 정말 눈 깜박할 사이에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그때 같은 절망은 내 생애에 두 번 다시 없었다.

 얼마나 혼이 났으면 이런 기억을 오랫동안 하게 되었겠는가?

왜 그의 아버지가 그렇게 귀여워하던 어린 아들을

다짜고짜 매로 때렸으며,

어머니가 계속해서 사정없이 종아리를 쳤겠는가?

외동아들이라고 오냐오냐 할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잘못하면 매를 가함으로써

버릇을 고쳐놓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의 부친이

매우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벼루가 하나 있었다.

아무도 그 벼루에 손을 대지 말라고 평소에 엄명을 내려 두었다.

그런데 소년 안중근은 붓글씨 쓰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하루는 아버지가 외출한 틈을 타서 아버지가

그렇게도 소중히 여기는 벼루에 먹을 갈아서

글씨를 쓰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래서 그 벼루를 들고 자기 방으로 가다가

그만 발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벼루를 떨어뜨려 깨고 말았다.

이것을 본 의사의 몸종이 “도련님 이것 내가 깨었다고 아뢰십시오.

소인이 대신 매를 맞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안중근 소년은 “아니다”라고 하고는 아버지가 돌아오자

“아버님, 제가 아버님의 명을 어기고 벼루에 손을 댔다가

실수로 벼루를 깨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정직함을 가상히 여겨 용서는 했지만

동시에 엄하게 꾸짖었다.

“네가 정직하게 말한 것은 고마운 일이나,

어쨌든 잘못한 것이니 종아리는 맞아야 한다.

”라고 하고는 종아리에 피가 나도록 매를 때렸다.

 

그것을 보고 몸종이 말했다.

“도련님, 제가 깨었다고 말하지 않고

왜 사실대로 말해서 이렇게 매를 맞았습니까?”

그러자 소년 안중근은 말했다.

아프기는 하지만 마음은 편하다.”

이렇게 구국지사를 길러내고

국가의 동량을 만들어낸 매가

지금 우리 가정에서 교육현장에서 밀려나가,

과보호에 눈먼 어리석은 부모들로부터 ‘

폭력의 몽둥이’라는 저주를 받고 있다.

옛날 한 선비는 과거에 급제하고

먼저 싸리밭에 가서 절을 했다고 한다.

 

싸리 회초리가

그에게 지혜를 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5년에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평소에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체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자신을 스스로 매질했다고 한다.

채찍은 지혜를 주는 위대한 스승이다(잠언 29:15). “

자녀에게 회초리를 쓰지 않으면

자녀가 아비에게 회초리를 든다”(토마스 풀러).

 

귀여운 자식일수록 매로 키워라.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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