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인, 성녀 축일 기념일등

+++ 성 알렉시오 은수자 기념일 +++

 

 

알렉시오는 보잘것 없는 순례자 모양으로 시내를 방황하며 여전히 거지생활을 하는 중

어느 날 그리운 그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엇다.

이별한 지 오래 되었다는 것보다 거지생활로 초라해진 그의 모습을 아버지인들 알아볼 길이 없었다.

그래서 알렉시오는 그 곁에 가서 공손히 인사를 하고 헛간이라도 좋으니

한 구석만 빌려 주신다면 비바람을 면할 수 있겠다고 간청했다.

이 청을 듣자 역시 자애심이 깊은 옛날 그대로의 아버지인지라,

쾌히 승낙하고 계단 밑에 있는 한쪽 구석을 빌려 주었다.

 

이리하여 그는 반생을 자기 집이라고 할 수도 없는 자기 집에서 경건히 지내게 되었다.

그동안 하인들에게 게으른 자, 귀찮은 자라는 등등의 모욕도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그는 온화한 마음으로 참으며 한 마디도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양친, 또 그와 베게를 같이 해보지 못한 그의 처가 그의 행방을 몰라서 탄식할 때마다

그는 온갖 말로 그들을 위로해 주기도 했다.

 

 

 

 

알렉시오는 검소한 생활, 끊임없는 단식재와 고행, 기도와 묵상 등을 하며

하루하루를 성스럽게 지낸 그의 건강은 과도한 고신 극기로 인해 쇠약해져서,

그는 마침내 노부모를 뒤로하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하직하고야 말았다.

 

집안에서 그의 주검을 발견했을 때에 그의 얼굴에는 천상 평화의 빛이 비쳐 있었고,

그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

그 종이에는 자신의 본래의 신분이며, 자신이 집을 나간 이유,

그리고 자신으로 말미암아 부모와 정숙한 자신의 아내가 오랫동안 슬픔의 생활을 하게 한 것을 깊이 사과하고,

그 대신 자신이 천국에서 많은 기도로써 갚아 주겠다는 기록이 있었다.

비로소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모와 그의 처는 너무나 놀랐고, 그의 온 집안은 새로운 눈물로 지새웠던 것이다.

(대구대교구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