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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16주간 토요일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복음: 마태 13,24-30: 가라지를 뽑다가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가라지의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이 세상에는 선과 악이 함께 있으면서 악의 폐해가 있지만 결국에 악은 가려져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자연 식물로서의 가라지는 결코 밀이 될 수가 없다. 그러나 악한 사람으로 나타나는 인간은 언제나 회개하면 선인이 될 수 있으므로 판단은 하느님께서 하시도록 두라고 하신다.

 

좋은 씨는 하늘나라의 자녀이다. 영혼 깊이 좋은 것이 뿌려진 이들은 하느님 나라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그 좋은 씨를 뿌린 이는 ‘말씀’이신 하느님이시다. 말씀이신 하느님은 이 세상에 계속 말씀의 씨를 뿌리신다. 이 말씀의 씨앗은 우리 마음속에 뿌려진 좋은 씨앗이며 우리 인간은 저마다 영적인 열매를 맺는다. 열매를 맺는 삶은 항상 하느님의 자녀로서 깨어있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즉 주님의 계명을 잘 실천하지 못하는 나태한 때에, 악마는 좋은 씨들 사이에 악한 생각들이라는 가라지를 덧뿌린다.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마태 26,41)라고 하셨다. 사람의 아들은 좋은 씨를 뿌렸지만 악한 자가 깨어있지 못하는 그때 가라지를 뿌렸고, 악에서 돋아난 그것들은 악한 자의 자녀이다. 이렇게 세상이라는 밭에는 밀과 가라지가 함께 살고 있다.

 

밀과 가라지는 주님의 밭이라고 하는 교회에 언제나 함께 있는 것이다. 사람과 진짜 밀과 가라지는 다르다. 밭에 있던 밀은 가라지가 될 수 없고, 가라지는 밀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밀이었던 것이 가라지가 될 수도 있고, 가라지였던 것이 밀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자신이 내일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종들처럼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28절) 하면서 가라지를 뽑거나 잘라버리고 싶어 한다. 그러나 주인은 추수 때까지 그냥 두라고 한다.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29절) 다른 사람을 쉽게 단죄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오늘 악으로 타락하였다 해도, 내일 진리를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30절) 고 하신다. 또 가라지는 싹이 튼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대가 자라나지 않았을 때는 밀과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확실하지 않은 것은 판단을 하느님께 맡기라는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는 “세상 종말”(마태 13,39) 때에, 즉 심판 때에 천사들이 그리스도의 나라 전체에서 가라지들을 모두 거두어 타오르는 불구덩이에 던져버릴 것이다. 그때야 그들은 자기들이 자는 동안에 받아들인 것이 악마의 씨앗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울부짖으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13,42). 그리고 의인들은 그저 빛나는 정도가 아니라,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마태 13,43)라고 하신다. 항상 깨어있는 삶으로 좋은 씨를 받고, 가꾸고 키워서 많은 열매를 맺는 좋은 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