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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18주간 토요일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복음: 마태 17,14-20: 믿음은 불가능한 것이 없다.

 

간질병이란 것은 우리가 알다시피, 꽤 큰 시차를 두고 사람을 공격하는 병이다. 증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정상인과 똑같다. 증세가 나타나면 정신을 잃고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다가 멀쩡하게 일어나는 병이다.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나 겉으로는 건강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간질병이 공격을 하면 그들은 사기와 이 세상의 갖가지 욕망에 사로잡힌 것처럼 되고 만다.

 

예수께서 산에 계시는 동안에 간질병으로 고생하는 아들을 둔 아버지가 그 아들을 고쳐달라고 제자들에게 갔으나, 마귀를 쫓아내는 권능을 받은 제자들이(마태 10,1) 그 아들을 치유하지 못했다. 그 아버지는 예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는 것을 보고 그 앞에 꿇어 애원하고 있다.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질병에 걸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15-16절)

 

이를 보신 예수님은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아이를 이리 데려오너라.”(17절) 하시고 호통을 치셔서 마귀를 나가게 하시고 그 아들을 낳게 해주셨다. 제자들은 그 아이를 고쳐주지 못했다. 많은 신자가 성직자들이나 수도자들에 대하여 실망하는 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들이기에 예수님께 확실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제자들이 예수께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19절) 제자들은 마귀를 몰아내는 권능부터 죽은 사람을 살리는 권능까지 받았는데(마태 10,8 참조) 자신들이 마귀를 쫓아내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마귀를 쫓아내지 못한 것은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너희가 못 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20절)

 

이를 위해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도하라고 하신다. “그러한 것은 기도와 단식이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마르 9,29) 다른 사람 안에 든 마귀를 쫓아내려 기도하는데, 자신의 욕심을 버리기 위해서는 얼마나 열심히 기도해야 하겠는가! 이 기도와 함께 겨자씨 한 알과 같은 완전한 믿음이 산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산은 간질병 환자의 경우 귀먹고 말 못 하는 영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와 친밀한 관계로 말미암아 인간들과의 관계가 더 가까워지고 친밀해진다는 것을 보여주신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기도하고 명상하는 시간에는 하느님과 가깝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다른 사람들의 문제, 아픔, 고통에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하느님과의 일치는 바로 나의 이웃들과의 일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