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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베르나르도) 신부님 글

~ 연중 제 17주일 / 상지종 신부님 ~

연중 제17주일.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님.

<눈길>

 

 

 

그분은

보셨답니다

 

당신을 찾아온

기댈 곳 없는

가엾은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

당신의 고운 눈길을

타고 건너와

당신의 마음에 닿을 수 있게

 

그분은

보셨답니다

 

당신을 찾아온

보잘것없지만 귀한

벗들이 보고 있는

 

지치고 주린 벗들

차마 물릴 수 없는

따스하고 넉넉한 품을

 

늘 그렇게

곱게 간직하고 있는

당신 스스로를

 

그들은

보았답니다

 

고단한 삶의 여정에

빛바랜 꿈마저 사라진

퀭한 눈길로

 

무언가 있으려나

실낱같은 바램

애써 그러모아

 

다만 그분만을

뚫어지게

 

그들은

보지 않았답니다

 

그분의 고운 눈길이

머무는 그 곳에 있던

스스로를

 

그분의 따스한 마음이

품는 그 곳에 있던

스스로를

 

그분의 애틋한 부르심이

울리는 그 곳에 있던

스스로를

 

한 아이가

보았답니다

 

여느 사람들처럼

저 멀리 그러나 바로 곁에서

나를 보고 계시는

그분을

 

여느 사람들과 달리

그분이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스스로를

 

그분이 바라보시니 그분처럼

그분을 바라보니 그분처럼

어느덧 새로 피어난

스스로를

 

그분은

보셨답니다

 

한 아이가

그분처럼

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