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 <복음>은 “이 시대”의 징표를 풀이하고 대처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을 책망하여 말씀하십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루카 12,56)
사실, 군중들은 자연의 징표나 자신 몸의 징표는 잘 읽고 대처하면서 ‘시대의 징표’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바리사이들이나 율법학자들과 같은 거짓 지도자들의 판단에 의존하면서 책임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하고, 그들의 ‘회피’와 ‘위선’을 질책하십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시대의 징표’를 복음으로 읽어내지 않고, 오히려 세상의 눈으로 읽으면서 또한 그러한 눈으로 세상을 읽고 있는 언론에 의존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는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루카 12,58)
“징조”를 잘 읽고 ‘바르게 행동하라’는 엄한 경고입니다. 곧 재판에 붙여지기 전에 화해라하는 말씀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역사의 징조를 읽으셨고, “때가 차자”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오시어 빛을 비추셨습니다.
또한 그분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회도 끊임없이 ‘시대의 징조’를 읽고 해석하고 응답해 왔습니다. 그것은 [교회문헌들], 특별히 [사회회칙들]에 잘 드러납니다. 곧 교회는 끊임없이 “시대의 징조”를 읽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오늘의 사회, 윤리적인 문제에 적용하여 해석하고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2013년에 발표하신 교황 권고 문헌인 [복음의 기쁨]에서, “모든 공동체가 시대의 징표를 주의 깊게 살피도록 권고”(51항)하셨습니다. 그리고 돈이 우상화 된 ‘신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물질만능의 ‘물신주의의 병폐’와 ‘무관심의 세계화’ 등을 지적하시면서,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하는 교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난한 교회’, 곧 함께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공빈(共貧)의 시대’를 여셨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환경을 주제로 한 첫 번째의 회칙인 [찬미받으소서]에서,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으로 기술만능주의와 왜곡된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통합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대화와 생태 교육을 촉구하셨습니다.
그리고 [찬미받으소서]의 후속 권고 문헌인 [하느님을 찬양하여라]에서는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생태적 회심’을 호소하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 역시, “이 시대가 징표”를 읽고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라.”는 예수님의 촉구에 응답하며, 이 시대의 빛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위선자들아,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루카 12,56)
주님!
세상의 빛이 되게 하소서!
시대의 징조를 읽어내고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하게 하소서.
위선자가 되지 않게 하시고
말과 혀가 아니라 진리 안에서 행동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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