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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대림 1주일 / 이수철 신부님 ~

대림 제1주일.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대림의 기쁨

“오늘, 그날의 구원을 앞당겨 삽시다”

 

 

 

“주님, 저희에게 당신 자애를 보여 주시고,

당신 구원을 베풀어 주소서.”(시편85,8)

 

 

 

어제의 끝은 오늘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오늘은 대림1주일 12월 첫날!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희망과 기쁨의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엊저녁 성가연습을 하면서도 웬지 모를 기쁨이 샘솟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늘 옛 현인들의 지혜도 좋은 깨달음을 줍니다.

 

 

 

천명미상(天命靡常), “천명은 일정한 것이 아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멈추지 말고 성장하라.”는 사자성어와 더불어, “중단하지 않는 한 실패가 아니다.”라는 어느 현자의 말마디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용기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혜다. 지혜가 없으면 그 반대로 한다.”<다산>

“용기를 좋아하되 배움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질서를 어지럽힌다.”<논어>

 

 

 

참으로 배움을 좋아한 호학好學의 현인 공자였습니다. 수도자들뿐 아니라 믿는 모든 구도자들의 특징은 “하느님께 대한 갈망, 그리고 배움에 대한 사랑”으로 요약됩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갈망이, 대림의 희망과 기쁨이 더욱 좋으시고 아름다우신 하느님을 찾게 하고 배움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오르게 합니다.

 

 

 

“주님, 당신께 제 영혼 들어 올리나이다.”(시편25,1)

 

 

 

오늘 화답송 말씀대로 제 영혼 들어 올리는 마음으로 아주 예전에 써놨던 ‘사랑’이란 고백글을 나눕니다.

 

 

 

“당신 언제나 거기 있음에서 오는 행복, 평화

세월 지나면서 색깔은 바랜다지만

당신 향한 내 사랑 더 짙어만 갑니다

안으로 안으로 끊임없이 타오르는 사랑입니다

세월 지나면서 계속 새로워지고 좋아지고 깊어지는

당신이면 좋겠습니다.”<1997.3.>

 

 

 

무려 27년전 여기 이 자리에서 쓴 글입니다. 은총의 대림시기 우리가 사랑하며 기다리는 주님은 이런 분입니다. 이런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며 살아야 할까요? 그 방법을 나누고 싶습니다.

 

 

 

어제 수도원 피정자들에게도 늘 해오던 대로 ‘희망의 여정’을 강의한 후 일일일생(一日一生), 일년사계(一年四季)로 내 삶의 여정을 압축한후 어느 時點에 와있는지 살펴보라 했습니다. 이런 확인이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환상이나 거품이 걷힌 종말론적 본질적 깊이의 선물인생을 살게 합니다.

 

 

 

첫째, 꿈을, 희망을 지니십시오.

 

생생한 하느님의 꿈, 하느님 나라의 꿈입니다. 꿈꾸는 희망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궁극의 꿈을, 희망을 지니고 살아야 험하고 거친 광야인생 살아낼 수 있습니다. 이런 꿈과 희망이 있어야 끝없이 기쁘게 인내하며 버텨내고 견뎌낼 수 있습니다. 성서의 사람들은 모두가 꿈과 희망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에게 한 약속을 이루어 주겠다. 그날과 그때에 내가 다윗을 위하여 정의의 싹을 돋아나게 하리니 그가 공정과 정의를 이룰 것이다. 그날에 유다가 구원을 받고 예루살렘이 안전하게 살 것이다.”

 

 

 

흡사 주님 탄생의 예고처럼 들립니다. 우리가 대림시기 기다리는 분은 그 옛날 예레미야가 예언한 바로 이런 주님입니다. 오늘이 그날입니다. 그날의 구원의 꿈이, 희망의 기쁨이 과거의 상처나 어둠을 압도하며 우리를 변화시켜 이미 오늘 지금 여기서 천상의 기쁨을 살게합니다. 대림시기, 늘 짧은 기도 노래로 끊임없이 바치는 다음 대림1주일 아침성무일도시 첫 후렴입니다.

 

 

 

“그날에 모든 산에서 단 것이 방울져 흐르고,

언덕들에서 젖과 꿀이 흐르리라.”

 

 

 

정작 살 줄 아는 꿈과 희망의 사람은 오늘 바로 지금 여기서 그날의 젖과 꿀이 흐르는 천상의 행복을 미리 앞당겨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이 그날입니다. 오늘 그날의 희망을 앞당겨 살 때 샘솟는 활력에 기쁨이요 사막은 낙원으로 변모하니 주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오늘 루가복음 역시 꿈과 희망의 사람들을 격려하고 고무합니다.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사람들이 볼 것이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주님을, 사람의 아들을 내다보며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고 오늘 그날의 그때를 앞당겨 살아가는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둘째, 하루하루 맡은 바 본분의 책임을 다하며 사십시오.

 

구원의 행복은 밖에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 지금 여기 내 삶의 꽃자리에 있습니다. 결코 지난 날에 아파하지도 말고 앞날을 앞당겨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오늘 지금 여기서 주님을 만나지 못하면 다른 어디서도 못만납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시작되는 하늘길, 하늘문입니다. 주님 앞에서 책임을 다하는 믿음이요 책임을 다하는 사랑입니다. 바로 여기서 비로서 검증되는 참믿음, 참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의 충고가 대림시기, 참 적절합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날이 너희에게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그날은 땅위에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유비무환입니다. 늘 준비하며 책임을 다하며 사는 이런 이들에게는 일일시호일 추호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햇빛 밝은 날이든 구름낀 어둔날이든, 비오는 날이든 눈오는 날이든, 추운 날이든 더운 날이든 모든 날이 다 좋습니다. “언제나 주님이 함께 계시기에!”

 

 

 

셋째, 늘 깨어 기도하십시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하고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입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기도가 삶의 꼴을 형성합니다. 기도는 사랑입니다. 나중 남는 얼굴은 기도한 사랑의 얼굴인지 아닌지 둘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에서 벗어나 주님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주는 것도 기도의 힘입니다. 기도하며 불암산을 바라볼 때 저절로 흘러나오는 고백입니다. 10월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아니 앞으로도 저를 행복하게 할 고백입니다.

 

 

 

“산앞에 서면 당신앞에 서듯 행복하다!”

“늘 앞에 있는 산, 늘 앞에 있는 당신, 이 행복에 삽니다!”

 

 

 

참으로 기도할 때 생생히 살아나는 하느님의 꿈, 희망, 비전입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 희망, 사랑도 날로 깊어져 내 주어진 책임도 온전히 수행해 낼 수 있습니다. 더욱더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책임을 다하며, 늘 깨어 기도하며 살아가십시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도와 주십니다. 바오로 사도를 주님의 통한 당부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의 사랑을 더욱 자라게 하시고 충만하게 하시며, 여러분의 마음에 힘을 붇돋아 주시어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이 은총의 대림시기, 하느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흠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1테살4,1).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