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봉헌 축일. 키엣 대주교님.
빛을 지켜주는 사람
성모님이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봉헌하실 때, 성모님 당신은 아기 예수님에 대한 어떠한 권한도 없음을 고백하십니다. 하느님이 아기 예수님을 당신에게 맡기셨기에 자신의 소명에 따라 그를 보살폈을 뿐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봉헌한 것은 율법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권위를 인정하고, 예수님께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하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이 세상의 빛이심을 의미하는 ‘초 축복과 행렬 예식’을 합니다. 시메온은 아기 예수님이 성전으로 들어오자 그 분이 곧 빛이심을 깨달었습니다. 그러나 그 빛은 아직 연약했고 그 빛보다 훨씬 강렬한 어둠이 그 빛을 덮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사탄의 교활한 유혹과 잔인하고 집요한 헤로데 왕, 하늘나라의 신비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무리들, 두려움과 좌절로 숨어드는 제자들, 예수님을 비판하는 성직자와 율법학자들, 군인들의 무지한 폭력 등 빛을 삼키려는 세상의 어둠은 너무나 많았습니다.
세상의 어둠 속에서 빛을 지키시는 성모님, 어둠을 막고 그 빛을 감싸고 폭풍을 이겨 내신 성모님의 마음은 칼에 찔린 것 보다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오늘 부모님들은 성모님을 따라 교회에 자녀들을 봉헌합니다. 자녀를 바치면서 내가 사랑하는 나의 아이가 하느님이 주신 선물임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자녀인 우리의 아이들에게 주님의 축복을 내려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교회에 앉아 있는 아이들의 붉은 볼과 하얗고 순수한 손을 보면 마치 땅에서 갓 올라온 새싹을 보는 듯합니다. 반짝이고 순수한 눈을 보면 막 떠오르는 빛을 보는 듯합니다.
그 빛은 바로 ‘신앙의 빛’이며 순수하고 백지와 같은 ‘지혜의 빛’입니다. 그 빛은 바로 죄 없는 영혼에서 나오는 ‘미덕의 빛’입니다.
하지만 그 맑고 빛나는 빛 주변에 맴도는 어두운 빛 또한 우리는 목격합니다. 자녀를 봉헌하는 부모님들은 주님께서 맡기신 귀한 보물을 잘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주신 빛을 지키기 위해 세상과 싸우는 동안 그들 역시 성모님과 같이 상처를 입을 것입니다. 그러나 항상 “나의 아이가 나이가 들어가며 지혜가 더해지고, 하느님과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주님의 빛을 잃지 않도록 주님께 기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의 빛이신 주님, 저희 자녀들에게 주님 축복의 빛을 내려 주소서. 그 빛이 믿음과 신앙의 빛, 미덕의 빛, 지혜의 빛으로 더 높이 밝게 비출 수 있도록 축복의 은총을 내려 주소서.
성모님, 우리 아이들의 작고 나약한 빛을 용감하게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부모가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아이들이 하느님을 맞이하는 그 날까지 그 빛이 계속해서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지켜 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자녀를 봉헌하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2. 나의 자녀를 봉헌하는 그 순간 나의 마음은 어떠했습니까?
3. 지금 나는 나에게 맡겨 주신 자녀의 작은 불빛을 어떻게 지켜주고 있는 지 생각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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