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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연중 제 4주간 화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5년 2월 4일 (녹) 연중 제4주간 화요일



제1독서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2,1-4
형제 여러분, 1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우리를 구름처럼 에워싸고 있으니,
우리도 온갖 짐과 그토록 쉽게 달라붙는 죄를 벗어 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2 그러면서 우리 믿음의 영도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그분께서는 당신 앞에 놓인 기쁨을 내다보시면서,
부끄러움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십자가를 견디어 내시어,
하느님의 어좌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3 죄인들의 그러한 적대 행위를 견디어 내신 분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낙심하여 지쳐 버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4 여러분은 죄에 맞서 싸우면서
아직 피를 흘리며 죽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21-43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22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23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청하였다.
24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르며 밀쳐 댔다.
25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26 그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27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28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9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30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1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반문하였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십니까?”
3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33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3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35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36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37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다.
38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소란한 광경과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시고,
39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40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와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41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탈리타 쿰!”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42 그러자 소녀가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 잃었다.
43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거듭 분부하시고 나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이르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오늘묵상 


우리는 이 시대 또 다른 예수님이요, 하느님의 손가락입니다!


하혈하는 여인의 치유뿐만 아니라 이미 숨이 끊어진 회당장 딸의 목숨까지 소생시키신 예수님의 전지전능한 모습에 사람들은 너무 놀라 그야말로 넋을 잃을 지경이었습니다. ‘넋’은 다른 말로 ‘혼(魂)’, ‘혼백(魂魄)’, 영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넋이라는 것은 죽어야 사라지는 것이지만, 갑작스레 큰 충격을 받을 경우, 모든 생각이나 사고가 일시 정지되는데, 이런 상태를 넋이 나갔다고 표현합니다. 그만큼 예수님을 통해서 이루어진 치유나 구마, 소생은 충격적인 것이었으며, 역사상 전무후무했던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놀라운 능력은 그분 안에 하느님께서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계심을 드러내는 표지였습니다. 은혜롭게도 잠시나마 예수님과 함께 했던 사람들은 어쩌면 그들이 그토록 고대했던 하느님 나라를 잠시나마 체험한 사람들입니다.


이 대목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봅니다. 왜 우리 시대에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놀라운 치유와 구마, 소생 현상을 찾아보기 힘든 것인가? 왜 우리 사제들과 수도자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러한 능력이 주어지지 않는 것인가?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방식이 좀 다르지만, 예수님 시대 그 역동적이고 충격적이었던 치유와 구마, 소생 현상은 오늘도 우리 가운데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손가락을 통해 이루어지던 놀라운 일들이 지금 이 시대에는 또 다른 선인들과 의인들을 통해 지속되고 있음을 저는 볼 수 있습니다.


오랜 세월 잘 준비된 의료진들과 누군가의 피나는 연구 끝에 발명된 최첨단 의료기기들이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치유시키고 살려내고 있습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그 고통에서 해방시키고 싶은 선한 의지를 지닌 의료진들의 얼굴은 이 시대 또 다른 예수님의 얼굴입니다.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어린이들,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난민들을 돕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그들을 존중하고 지지하며 후원하기 위해 나를 희생하는 사람들은 제2의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얼마나 많은 이웃들이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 아프고 견디기 힘들어서 겨우겨우 통증을 참아내고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대 또 다른 예수님이요,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2천년전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그 사랑의 기적을 각자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계속해나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양승국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