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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 양승국 신부님 ~

2025년 2월 5일 수요일 (홍)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제1독서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신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2,4-7.11-15
형제 여러분, 4 여러분은 죄에 맞서 싸우면서
아직 피를 흘리며 죽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5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시면서
내리시는 권고를 잊어버렸습니다.
“내 아들아, 주님의 훈육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그분께 책망을 받아도 낙심하지 마라.
6 주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이를 훈육하시고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이를 채찍질하신다.”
7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십니다.
아버지에게서 훈육을 받지 않는 아들이 어디 있습니까?
11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줍니다.
12 그러므로 맥 풀린 손과 힘 빠진 무릎을 바로 세워
13 바른길을 달려가십시오.
그리하여 절름거리는 다리가 접질리지 않고
오히려 낫게 하십시오.
14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고 거룩하게 살도록 힘쓰십시오.
거룩해지지 않고는 아무도 주님을 뵙지 못할 것입니다.
15 여러분은 아무도 하느님의 은총을
놓쳐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또 쓴 열매를 맺는 뿌리가 하나라도 솟아나 혼란을 일으켜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이 더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가셨는데 제자들도 그분을 따라갔다.
2 안식일이 되자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많은 이가 듣고는 놀라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3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5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곳에서 몇몇 병자에게 손을 얹어서
병을 고쳐 주시는 것밖에는 아무런 기적도 일으키실 수 없었다.
6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는 것에 놀라셨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마을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르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오늘묵상 

 

주님, 제가 당신 불멸의 영광에 도달하게 하소서!

 

오늘 축일은 맞이하시는 아가타 동정 순교자는 체칠리아, 루치아, 아녜스 성녀와 더불어 로마 교회의 네 동정 순교자로 널리 추앙을 받고 있습니다.

 

아가타는 데키우스 황제의 박해 시절, 이탈리아의 최남단 시칠리아 섬 카타니아 지방 명망가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다방면에 출중했던 그녀는 당시 총독의 눈에 띄게 됩니다.

 

아가타에게 완전히 빠져 제 정신을 못 차리게 된 총독은 그녀가 싫다는 데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청혼을 거듭합니다. 그럴 때마다 단호하게 청혼을 거부하자 심기가 완전히 불편해진 총독은 그녀가 그리스도교 신자임을 알고 법정으로 넘깁니다.

 

재판정에서 아가타는 갖은 잔혹한 형벌을 다 받지만 꿋꿋하게 견뎌냅니다. 한 차례 끔찍한 고문을 잘 견뎌낸 그녀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다시 옥으로 돌아갈 때마치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처럼 만면에 희색을 띤 채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갔으며, 고문으로 인한 처절한 고통을 기도로써 이겨냈습니다. 그리고 모든 고통을 주님께 봉헌하였습니다.

 

다음날 다시 재판정으로 끌려 나온 아가타의 태도는 더욱 의연했었고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습니다. 형리들은 빨갛게 달군 쇠로 그녀의 가슴을 도려냈지만 그 끔찍한 고통 중에서도 그녀는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저는 정결에 대한 사랑으로 이와 같은 형벌을 받고 있습니다. 제 구세주 하느님, 이 고통을 잘 참아 이기도록 도와주소서.”

 

다시 감방으로 돌아온 다음 날 베드로 사도가 치료 약을 가지고 나타나자 아가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베드로 사도님! 저는 세상의 약으로 제 육신을 고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말씀으로 인하여 모든 것이 새롭게 되기를 원합니다.”

 

이런 아가타의 의연한 모습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총독은 날카로운 유리 파편과 불타고 있는 석탄 위에 아가타를 뒹굴게 했다고 합니다. 전신에 화상을 입고 숨을 거두어가던 그녀는 이윽고 마지막 순간이 오자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바쳤다고 합니다.

 

“착한 스승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은 제가 박해자의 고통을 이기게 하셨으니 감사하나이다. 주님, 제가 당신 불멸의 영광에 도달하게 하소서.”

 

오직 주님과 온전히 일치해 있었던 아가타였기에 그 어떤 외부로부터의 고통에도 좌지우지되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두려운 것 오직 한 가지는 주님과 멀어지는 것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