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2,1-4
형제 여러분, 1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우리를 구름처럼 에워싸고 있으니,
우리도 온갖 짐과 그토록 쉽게 달라붙는 죄를 벗어 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2 그러면서 우리 믿음의 영도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봅시다.
그분께서는 당신 앞에 놓인 기쁨을 내다보시면서,
부끄러움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십자가를 견디어 내시어,
하느님의 어좌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3 죄인들의 그러한 적대 행위를 견디어 내신 분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낙심하여 지쳐 버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4 여러분은 죄에 맞서 싸우면서
아직 피를 흘리며 죽는 데까지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21-43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22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23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청하였다.
24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르며 밀쳐 댔다.
25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26 그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27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28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9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30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1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반문하였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십니까?”
3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33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3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35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36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37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다.
38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소란한 광경과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시고,
39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40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와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41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탈리타 쿰!”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42 그러자 소녀가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 잃었다.
43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거듭 분부하시고 나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이르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의 매일 체험 묵상
페루에서 선교하시는 수녀님이 왔습니다. 잠시 머물려고 했는데 어느덧 27년이 지났다고 합니다. 수녀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가정 방문을 하면서 어린 딸과 함께 사는 눈이 먼 엄마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집에는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수녀님은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미국에서 온 후원자와 다시 방문했을 때입니다.
후원자는 수녀님께 엄마를 병원에 데려가 보라고 했습니다. 혹시 볼 수 있다면 기꺼이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수녀님은 엄마를 데리고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는 검사한 후에 빛을 받아들이기에 수술하면 다시 볼 수 있을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의사가 수녀님에게 물었습니다. 수녀님은 이 자매와 어떤 사이인데 이렇게 데려왔습니까? 수녀님은 선교사라고 했고,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모두가 한 가족이라고 했습니다. 수녀님의 말을 들은 의사는 수녀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도 그 엄마의 눈을 뜨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한쪽 눈을 뜨게 하는 비용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하늘나라에 가면 하느님께 자기도 착한 일을 하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엄마는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수녀님이 엄마에게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눈을 떠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입니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딸의 얼굴을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싶습니다. 수녀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한 일도 전염이 됩니다. 후원자의 따뜻한 마음이 의사의 마음을 움직였고, 눈이 먼 엄마는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저는 수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전에 영어 시간에 배웠던 글이 생각났습니다. 동네 길가에 뾰족하게 나온 돌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지나다니면서 그 돌 때문에 넘어지곤 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입니다. 마을의 한 청년이 곡괭이를 가지고 와서 뾰족하게 나온 돌을 캐기 시작했습니다. 빙산의 일각처럼 돌의 일부만 나온 것이지, 커다란 돌이 묻혀있었습니다. 청년이 돌을 캐내기 시작하니,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돌을 치웠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넘어지는 일 없이 길로 다닐 수 있었습니다. 45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읽었던 글이 생각나는 건, 제게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길가에 떨어져 있던 타이어를 옮긴 적이 있습니다. 차들이 다니는 길이고, 자칫 타이어 때문에 사고 날 수 있기에 옮기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많은 증인이 우리를 구름처럼 에워싸고 있으니, 우리도 온갖 짐과 그토록 쉽게 달라붙는 죄를 벗어 버리고, 우리가 달려야 할 길을 꾸준히 달려갑시다.” 복음을 보면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자기가 데리고 다니는 종을 위해서 예수님께 치유를 청했던 백인대장이 있습니다.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굳이 오시지 않고, 한 말씀만 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이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강도당한 사람을 도와주었던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제와 레위는 강도당한 사람을 외면했지만, 사마리아 사람은 강도당한 사람을 여관에 데리고 가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가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이 되었느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율법 학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신앙을 갖는다는 건, 증인이 되는 겁니다. 교회가 2000년을 이어올 수 있는 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한 증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탈리타쿰’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일어나라.’라는 뜻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일어나는 겁니다. 어둠에서 빛으로 일어나는 겁니다. 두려움에서 담대함으로 일어나는 겁니다. 나태함에서 성실함으로 일어나는 겁니다. 기적이 있어서 믿는 것이 아니라, 믿으면 기적이 따라오는 겁니다. 오늘은 중용 23장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하게 하고, 남을 감동하게 하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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