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4일 금요일 (백)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 기념일 제1독서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3,1-8 1 뱀은 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에서 가장 간교하였다. 그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느님께서 ‘너희는 동산의 어떤 나무에서든지 열매를 따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는데 정말이냐?” 2 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우리는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를 먹어도 된다. 3 그러나 동산 한가운데에 있는 나무 열매만은, ‘너희가 죽지 않으려거든 먹지도 만지지도 마라.’ 하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4 그러자 뱀이 여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결코 죽지 않는다. 5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께서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6 여자가 쳐다보니 그 나무 열매는 먹음직하고 소담스러워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슬기롭게 해 줄 것처럼 탐스러웠다. 그래서 여자가 열매 하나를 따서 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자, 그도 그것을 먹었다. 7 그러자 그 둘은 눈이 열려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두렁이를 만들어 입었다. 8 그들은 주 하느님께서 저녁 산들바람 속에 동산을 거니시는 소리를 들었다. 사람과 그 아내는 주 하느님 앞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31-37 그때에 31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다. 32 그러자 사람들이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에게 손을 얹어 주십사고 청하였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를 군중에게서 따로 데리고 나가셔서, 당신 손가락을 그의 두 귀에 넣으셨다가 침을 발라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 34 그러고 나서 하늘을 우러러 한숨을 내쉬신 다음, 그에게 “에파타!”곧 “열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35 그러자 곧바로 그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게 되었다. 36 예수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들에게 분부하셨다. 그러나 그렇게 분부하실수록 그들은 더욱더 널리 알렸다. 37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하였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시는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오늘묵상 ‘에파타!’ 복음을 접할 때마다, 제 지난 삶을 되돌아보지 않을수 없습니다. 솔직히 수도회 입회 전까지만 해도, 저는 도통 말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루 온종일 말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당연히 말주변이나 말재주가 전혀 없었습니다. 당시 제 모습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 있습니다. ‘꿔다놓은 보리 자루!’ 어떤 정소를 가든, 어떤 모임에 가든 저는 조용히 한 구석에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거의 투명 인간처럼 그렇게 지냈습니다. 학창시절 제 생활기록부에 단골로 적혀있던 표현들이 있었습니다. 조용한 성격, 남 앞에 나서기를 지극히 꺼려함,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탐... 그런데 지금은 스스로가 생각을 해도 깜짝 놀랄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얼마 전, 몇십년 만에 해후한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있었는데, 하루는 그가 제가 주도한 한 강좌에 참석했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바뀌어버린, 제 모습에 강의 내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크게 변화된 제 모습을 보며, 주님께는 불가능이 없다는 말을 실감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제 신앙 여정 안에 ‘에파타!’라고 외치시며 저를 치유하셨음을 믿습니다. 오늘도 또 다른 깨달음, 또 다른 시야를 지니도록 계속해서 ‘에파타!’ 작업을 지속하고 계심을 굳게 믿습니다. 올바른 목적을 설정하고, 죽기 살기로 노력하면, 놀랍게도 주님께서 힘을 보태주십니다. 선한 의지를 갖고, 한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서, 혼신의 노력을 하면 기적이 가능합니다. 제대로 한번 변화되어 보려고, 제대로 한번 눈을 떠보려고, 제대로 한번 깨달음에 도달하려고 총력을 기울이다 보면, 반드시 주님께서는 선한 일을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그 옛날 귀먹고 말 더듬는 사람의 귀를 열어주시고, 혀를 풀리게 하는 사랑의 기적을 행하셨는데, 그 기적은 오늘 우리 안에서도 되풀이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다 듣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솔직히 놓치며 살아가는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서늘한 가을바람에 실려오는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동료 이웃들의 음성을 통해 전해지는 성령의 목소리를 놓치며 살아갑니다. 주변에서 매일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을 통해 전해지는 시대의 징표를 놓치며 살아갑니다. 뿐만 아닙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며 살아가지만, 정작 중요한 말, 꼭 필요한 말, 반드시 해야할 말은 하지도 못하고 살아갑니다. 어찌 보면 우리는 또 다른 귀먹은 사람이요, 말 더듬는 사람입니다. 부드럽고 감미롭지만, 강한 생명력을 지닌 주님의 한 말씀, ‘에파타!’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양승국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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