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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스테파노) 신부님 말씀 강

~ 연중 제 5주간 화요일 / 양승국 신부님 ~

2025년 2월 11일 화요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제1독서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의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1,20―2,4ㄱ
20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에는 생물이 우글거리고, 새들은 땅 위 하늘 궁창 아래를 날아다녀라.”
21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큰 용들과 물에서 우글거리며 움직이는 온갖 생물들을 제 종류대로,
또 날아다니는 온갖 새들을 제 종류대로 창조하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22 하느님께서 이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번식하고 번성하여 바닷물을 가득 채워라.
새들도 땅 위에서 번성하여라.”
23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닷샛날이 지났다.
2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제 종류대로,
곧 집짐승과 기어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25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집짐승을 제 종류대로,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온갖 것을 제 종류대로 만드셨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26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
27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
28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
29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온 땅 위에서 씨를 맺는 모든 풀과 씨 있는 모든 과일나무를 너희에게 준다.
이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30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을 기어다니는 모든 생물에게는
온갖 푸른 풀을 양식으로 준다.”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31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
2,1 이렇게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2 하느님께서는 하시던 일을 이렛날에 다 이루셨다.
그분께서는 하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이렛날에 쉬셨다.
3 하느님께서 이렛날에 복을 내리시고 그날을 거룩하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여 만드시던 일을 모두 마치시고
그날에 쉬셨기 때문이다.
4 하늘과 땅이 창조될 때 그 생성은 이러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1-13
그때에 1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다가,
2 그분의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3 본디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은 조상들의 전통을 지켜,
한 움큼의 물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4 장터에서 돌아온 뒤에 몸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이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은데,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이나 침상을 씻는 일들이다.
5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사야가 너희 위선자들을 두고 옳게 예언하였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7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8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
9 또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너희의 전통을 고수하려고 하느님의 계명을 잘도 저버린다.
10 모세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리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욕하는 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11 그런데 너희는 누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제가 드릴 공양은 코르반, 곧 하느님께 바치는 예물입니다.’
하고 말하면 된다고 한다.
12 그러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해 드리지 못하게 한다.
13 너희는 이렇게 너희가 전하는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는 것이다.
너희는 이런 짓들을 많이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오늘묵상 

 

우리 모두 백 퍼센트 예비 병자들이요 병자 후보자들입니다!

 

오늘은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동시에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언젠가 파리 기차역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루르드로 간 적이 있습니다. 열차에 오르니 한량이 여러 칸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배정받은 칸으로 들어가니 2층 침대에 4명이 함께 누워 자게 되어 있었습니다.

 

좁디좁은 공간 안에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자야된다고 생각하니 정말이지 갑갑하고 조심스러웠습니다. 더구나 잠들면 탱크가 울고 갈 정도로 심하게 코를 고니, 민폐가 될까봐,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새벽녘에 루르드로 들어갔습니다.

 

막 안개가 걷히고 청량한 아침 햇살이 눈부신 루르드 성지로 들어서는 순간, 몸은 피곤했지만, 정신이 어찌 그리 맑아지는지, 그리고 성지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성모님의 따뜻하고 친밀한 환대가 온몸으로 느껴져 뛸 듯이 기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미 루르드에는 저를 포함한 수많은 환자들이 도착해 있었는데, 병의 치유뿐만 아니라 마음과 영혼까지 말끔히 치유되도록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일으켜세워주신 성모님을 생각하니, 그저 감사와 찬미를 드릴 뿐입니다.

 

오늘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당신도 여기저기 몸이 성치 않은 분이시니, 병자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십니다. 메시지 한 마디 한 마디가 심금을 울립니다.

 

“병자들을 향한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로운 사랑의 최고 증인은 그분의 외아드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병자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다양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만나신 이야기를 수없이 들려주지 않습니까?”

 

“팬데믹 시대, 사랑하는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집중 치료실에서 자기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세상과 단절된 채로 외롭게 맞이하고 있는 환자들을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보건 의료 종사자 여러분, 여러분이 병자들 곁에서 사랑과 힘을 다하여 실천하는 봉사는 직업이라는 경계를 뛰어넘어 하나의 사명이 됩니다. 고통받는 그리스도의 몸을 어루만지는 여러분의 손은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하신 손길의 표징이 됩니다.”

 

“가톨릭 보건 의료 기관은 지속적으로 보호받고 존속되어야 하는 값진 보화입니다. 이들의 존재는 우리 교회가 병자들과 가난한 이들 곁에 있음을, 병자들이 무시당하는 상황에서도 교회가 늘 그들과 함께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병자 방문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모든 제자에게 하시는 초대입니다. 얼마나 많은 병자와 연로한 이들이 집에서 머물며 누군가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는 치유자이신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며 모든 병자와 그 가정을 맡겨드립니다. 그들이 세상의 고통을 짊어지신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의미와 위로와 확신을 얻을 수 있기를 빕니다.”

 

나는 아직 젊고 쌩쌩하니 병과는 아무런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세월은 마치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갑니다. 어느새 우리 역시 이런저런 병고에 시달리며 고생할 날이 순식간에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 모두 병자 후보자가 100퍼센트 확실합니다.

 

주변의 병자들이 오늘 겪고 있는 사무친 고통과 외로움을 나 몰라라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병자들은 더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할 각별한 존재, 수난당하는 예수님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들은 지금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과 수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