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 연중 제6주간 금요일 (마르 8,34-9,1)
복음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34-9.1
그때에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38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9,1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반영억 라파엘 신부의 복음 묵상 (다해)
「‘나’가 아니라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흔하게 십자가를 봅니다. 성당이나 교회의 수많은 십자가를 볼 수 있고, 믿는 사람이나 믿지 않는 사람이나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의미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혹 십자가를 생각한다 해도 사랑보다는 고통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지만 우리 믿는 이들은 십자가에 담긴 사랑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멸망할 자에게는 십자가에 관한 말씀이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1코린 1,18). 라고 고백하였습니다.
사실 바오로는 십자가에 담긴 구원의 능력을 알았기에 자발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고 십자가를 짊어질 수 있었습니다. 바오로는 말합니다. “나에게 이로웠던 것들을,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두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그분 안에 있으려는 것입니다”(필리3,7-9).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육신 안에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해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갈라2,20).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갈라6,14). 이제부터 인생의 주인은 ‘나’가 아니라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8,34).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십자가는 선물이요, 은총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억지로, 질질 끌고 갈 것이 아니라 차라리 짊어지는 것이 가볍습니다”(성 아우구스티누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자기 것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버린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담을 그릇을 준비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빈자리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법입니다. 따라서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받아들이려면 먼저 빈자리를 마련해야 함은 당연합니다. 예수님을 만났으면 마음이 예수님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성직자 수도자들은 온전한 봉헌을 위해서 결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존경도 받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외적인 것 못지않게 자기 자신을 얼마나 버리고 사는가입니다. 혼자 산다는 핑계로 자기중심적으로 변해가고, 예수님 중심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철저히 제 울타리를 만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섬김보다는 대접을 받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부끄럽습니다.
익숙해져 있는 나의 낡은 삶의 양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믿음이 약한 탓입니다. 나를 비우지 않고는 결코 주님께서 거처하실 곳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며 오늘은 주어지는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길 희망합니다. 때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말아야 하고, 때로는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를 내 안에 건설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반영억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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