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강론>(2025. 2. 22. 토)(마태 16,13-19)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3-19 13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4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15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6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18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반석’은 가장 아래쪽에서 전체를 떠받치는 일을 합니다.』 1) 예수님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베드로 사도를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신 일은, 당신의 구원사업에 인간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구원사업은 인간들을 위한 일입니다. 그러니 인간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옳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대로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마르 2,27).” 라는 예수님 말씀은, 교회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교회를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 교회가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입니다. - 예수님은 ‘나를’ 구원하려고 오신 분입니다. ‘내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나 자신’이 구원받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의’ 신앙생활은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일입니다. 예수님을 위해서도 아니고, 교회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바로 그렇게 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교회나 예수님께 생색낼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습니다. 또 신앙생활을 잘한다고 시상식을 할 이유도 없습니다. 선교활동도 마찬가지인데, 사실 선교활동도 일차적으로는 ‘나 자신의 구원’을 위한 일입니다. 이웃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사랑 실천은, 사실상 ‘나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교활동을 잘했다고 교회가 시상식을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기도 하고, 잘못된 일이기도 합니다. 나중에 예수님께서 칭찬해 주시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2)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교회의 ‘지붕’으로 삼으신 것이 아니라, 교회의 ‘반석’으로 삼으셨습니다. ‘반석’은 건물의 가장 밑에서 전체를 떠받치는 일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가장 높은 자리를 주신 것이 아니라, 전체를 섬기는 가장 낮은 자리를 주셨습니다. “민족들을 지배하는 임금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민족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자들은 자신을 은인이라고 부르게 한다. 그러나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누가 더 높으냐? 식탁에 앉은 이냐, 아니면 시중들며 섬기는 이냐? 식탁에 앉은 이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22,25-27).” 여기서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입니다. 사도들뿐만 아니라, 교회의 모든 직책은 ‘섬기는’ 직책입니다. 그것을 잊어버리고 군림하고 권세를 부린다면, 그것은 주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를 짓는 일이고, 사랑을 거스르는 죄를 짓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자들은(신앙인들은) 예수님보다 더 높아질 수 없습니다. 예수님보다 더 낮아져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일을 하시니, 직책을 맡은 이들은 예수님이 계신 그 자리로 내려가서 섬기는 일을 실행해야 합니다. 3)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다음에 베드로 사도를 만나셨을 때, 당신의 양들을 잘 돌보라고 특별히 당부하셨습니다. “그들이 아침을 먹은 다음에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15)” 여기서 예수님 말씀은 분명히,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한 일과 관련이 있는데, 그의 죄를 용서하신다는 말씀이기도 하고, 그를 반석으로 삼으신 일을 취소하시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신 말씀이기도 하고, 그에게 ‘보속’을 주신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가 실천해야 할 보속은 예수님의 양들을 돌보는 일입니다. ‘돌본다.’는 말은, ‘군림하고 권세를 부린다.’가 결코 아니고, ‘섬김’을 통해서 구원의 길로 인도한다는 뜻입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점이 있는데, 베드로 사도 자신도 ‘예수님의 양들’에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석으로 임명하신 베드로 사도를 잘 섬기라고 양들에게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양들은 목자들을 섬기는 존재들이 아니라, 목자들의 인도를 받아서 구원의 길을 걷는 존재들입니다.> 목자들은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신(요한 10,15) 예수님을 본받아서 자신들에게 맡겨진 양들을 잘 섬겨야 하고,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해야 합니다. 만일에 그것을 잊어버리고 ‘삯꾼’처럼 살면(요한 10,12-13), 예수님께 죄를 짓는 것이 되고, 또 자기 자신의 구원에 아무 쓸모가 없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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