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8주간 화요일. 이영근 아오스딩 신부님.
오늘 <복음>은 ‘부자청년 이야기’에 이어지는 장면입니다. 부자청년은 재산 때문에 예수님 따르기를 포기하고 떠나갔습니다. 그러자 베드로가 말합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마르 10,29-30)
예수님께서는 ‘버린다는 것’,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예수님 또는 복음 때문에’ 버리는 것이어야 함을 말해줍니다.
이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복음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암시합니다. 곧 ‘예수님과 복음’이 그 모든 것들을 버릴만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끊임없이 복음과 예수님을 더 사랑하려고 애쓰면서, 그 의미와 가치를 깨달아 갑니다. 그러니 결국, 우리는 ‘내가 알고 있는 예수님, 내가 알고 있는 복음’을 넘어, ‘진정한 예수님, 진정한 복음’을 알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차차 예수님과 복음을 깨달아가면서, 우리는 예수님 이외의 것들을 조금씩 버려가게 됩니다. 아무리 값지고 좋은 것들도, 그것들이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갑니다. 또한 나에게 소중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오히려 내려놓아야 할 것들임도 알아갑니다. 사실, 우리가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분에 대한 사랑이 작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이야말로 진정 소중한 것을 위해 자신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을 버릴 수 있게 합니다. 진정 소중한 것을 발견하게 되면, 우리도 성녀 아빌라 데레사처럼 이렇게 노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 것도 너를 혼란케 하지 말고 아무 것도 너를 두렵게 하지 말라.
모든 것은 다 지나갈 뿐, 하느님은 변치 않으시니 인내는 모든 것을 얻는다.
하느님을 소유한 이는 부족함이 없으니(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그렇습니다. 만약, 우리가 진정 예수님과 복음을 사랑한다면,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대변혁이 생길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위해 하느님 나라와 그 의로움을 구하는 데는 첫째가 되고, 자기 자신을 위해 다른 것을 구하는 데는 꼴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예수님’과 ‘복음’과 ‘사랑’이 늘 첫째가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마르 10,28)
주님!
모든 것을 버리되,
버리고 온 제 자신도 버리게 하소서.
당신을 따르되,
당신을 따르고 있는 제 자신도 버리게 하소서!
저의 희망이 아니라,
당신의 희망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온전히 당신의 것이오니,
오로지 당신만을 향하여 있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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